저녁 식사하면서 ‘단짝’이라는 프로그램을 다시보기로 시청했다. 팔 년을 인명구조견으로 살다가 한 가족의 품 안에서 사는 ‘수안’이라는 친구. ‘수안’이가 구조했던 사람은 여덟 명이다. 그중에서 할아버지를 구한 장면이 나왔는데 가슴이 뭉클했다. 사람도 찾지 못하는 것을 ‘수안’이가 찾았다.
백발인 할아버지는 치매를 앓고 있는 듯하다. 물이 고여 있는 바닥과 우거진 풀에 쓰러지신 것 같았다. 그곳에서 한참을 있던 할아버지는 저체온증이었다고 한다. ‘수안’이가 발견한 덕에 할아버지는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조금만 늦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할아버지는 저체온증에도 ‘수안’이를 쓰다듬었다. ‘수안’이는 할아버지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숭고했는지 ‘수안’이와 할아버지를 보면서 엉엉 울어버렸다.
보통 오 년을 활동하는데 ‘수안’이는 팔 년을 활동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몸 상태가 많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사람으로 치면 아흔 살이라고 한다.
‘수안’와 함께 활동했던 소방관 아저씨를 만나는 장면에서 또다시 뭉클해지면서 눈물이 나온다. ‘수안’이가 아저씨를 알아보고, 자신이 훈련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지, 얼굴이 행복해 보였다. 헤어질 때 ‘수안’이를 보는 소방관 아저씨의 눈빛에는 아려함이 서려 있다. 자신과 함께 활동할 때와 많이 달라진 ‘수안’이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들었을까. 눈빛이 슬퍼 보였다.
나이가 들어 슬프지만 지금은 좋은 가정을 만나 남은 여생을 잘 살고 갈 것 같아 마음은 놓인다. 오늘 ‘수안’이를 보면서 사람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과 더불어 멋진 영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여덟 명의 생명을 구한 ‘수안’을 보면서 나의 삶을 반성해본다.
애호하는 ‘단짝’ 프로그램은 나를 자주 울리고 웃게 만든다. 가슴 뭉클한 프로그램이 오래도록 우리 곁에 머물러 있어 줬으면 좋겠다. 알레르기로 동물을 키울 수 없지만, 동물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율배반적인 모습도 많다. 이따금 이웃집에서 개 짖는 소리가 나면 스트레스로 힘들어한다. 어찌 되었든 나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단짝’ 프로그램이 오래도록 방송되길 바란다. 단짝이 주는 따스함이 나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전해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