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별 케이스 - 징계 이야기 3

by Luckyjudy

징계라고 하면 거창하게 '직장 내 괴롭힘'이나 '횡령' 같은 큰 사건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 현장은 훨씬 다양하고, 가끔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1. 회사 물품을 훔쳤다? 아니다, 빌린 거다!

누가 봐도 가져간 건데, 본인은 '빌린 것'이라고 우긴다. 문제는 기한도 없고, 돌려줄 생각도 없었다는 것. 결국 '훔쳤다'와 '빌렸다'의 경계에서 인사팀은 형사재판장이 된다.


2. 공용시설을 창고로 만든 사람

사무실 저 구석 전산실 한 켠에 놓인 다양하고 거대한 피규어들. 모두가 "이게 왜 여기 있지?" 고개를 갸웃했는데, 알고 보니 한 직원이 (와이프 때문에) 집에 가져가지 못한 피규어들을 회사 시설에 보관 중이었다. 회사는 보관소가 아니란 걸 잊은 걸까, 아니면 회사가 내 집 같은 편안함을 준 걸까.


3. 점심시간 겸업러

점심 먹으러 나간 직원이 좀처럼 돌아오질 않는다. 한두 번이 아니라 확인해 보니, 점심시간 틈을 이용해 겸업(아르바이트)을 하고 있었다. 시간에 맞춰 잘 복귀만 했더라도...


4. 직원 애인의 제보

한 직원의 애인이 회사에 메일을 보내왔다. 다툼이 있었는데, 애인이 "이 사람을 회사에서 징계해 달라"고 요구한 것. 애정싸움이 징계 건의로 번지다니, 인사팀이 어디까지 해결해줘야 하니.


5. 브이로그와 회사 자료 유출

요즘은 누구나 크리에이터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찍은 브이로그에 의도치 않게 회사 자료가 그대로 노출됐다. 공과 사는 구분 좀 해주세요.


6. 눈물의 변제 호소

한 직원이 동료들에게 돈을 빌렸지만, 결국 갚지 않았다. 문제는 사과가 아니라 눈물로 호소하며 동정을 구했다는 것. "죄송하지만... 정말 힘들어요..." 이건 직원 간 신뢰의 문제다.



마무리


별의 별 케이스가 존재하지만, 징계의 본질은 단순하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질서를 지키며 공정한 절차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


그렇다고 모든 일이 단순할까? 도대체 어디까지가 개인의 일이고, 어디까지가 회사의 업무일까?

특히 애인 사이의 다툼처럼 사적인 일이라도, 회사의 명성이나 업무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면 회사는 관여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이런 경계는 늘 쉽지 않다.


징계는 끝내 '처벌'이 아니라 조직문화의 경계선이다.

경계를 분명히 해야 안으로는 안전이 생기고, 밖으로는 신뢰가 쌓인다. 그리고 그 경계는 늘 황당한 사건들 속에서 더 단단해진다.


징계는 사건의 크고 작음을 떠나, 회사가 어떤 조직문화를 지향하는지 보여주는 거울이다. 황당한 사건에 웃음이 나다가도, 문득 묻게 된다. “우리 회사는 어떤 원칙 위에 서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 어쩌면 진짜 징계 이야기의 끝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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