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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un Apr 30. 2023

스트레스는 디자이너를 성장시키는가?

얼마 전 조던 피터슨의 영상을 우연하게 본 적이 있는데, 내용인즉슨 스트레스가 성장의 유전자를 깨운다는 것이다. 압박의 상황이나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그로 인해 유전자 속 잠들어 있던 성장의 유전자를 깨워 성장한다는 것인데, 성장을 위해서는 스스로를 항상 극한의 상황에 몰아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조던 피터슨의 팬은 아니지만 그 영상을 보자마자 주니어 시절 에이전시의 경험이 생각났다. 그래! 그때 내가 받았던 스트레스는 결과적으로 나를 성장시켰지! 당시에는 괴로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스트레스의 경험은 나를 더 성장시켰고 어떤 극한의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는 것을 가르쳤다. 그럼 스트레스는 어떻게 디자이너를 성장시킬까?






 디자이너는 
스트레스를 극복하여 성장한다





아! 스트레스

자, 그럼 스트레스의 정의부터 알아보자. 흔히 "스트레스받는다.", "너무 스트레스 주지 마라."등의 말을 일상에서 많이 쓰게 된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정확하게 어떤 뜻일까? 스트레스를 순수 우리말로 해석하면 어떤 의미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때 느끼는 심리적ㆍ신체적 긴장 상태. 두 번째, 물체가 외부 힘의 작용에 저항하여 원형을 지키려는 힘. 갑자기 낯선 상황에 처했을 때, 나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클 때,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 등 이런 상황에 처하면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한 가지 단서 조항을 달면 상대가 나를 괴롭혀서 느끼는 것도 흔히 스트레스라 말하지만 그건 실무 성장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스트레스다. 그런 스트레스는 제외하고 이야기를 하려 한다. 




디자이너의 스트레스

그럼 디자이너의 스트레스는 크게 어떤 것이 있을까? 순전히 내 경험으로 이야기하자면 가장 큰 스트레스는 시안의 대한 스트레스다. 에이전시 시절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지점이 제안 PT에서 제안 시안을 디자인할 때다. 보통 그때는 야근을 하고 철야를 하고 시안 작업을 했는데, 원하는 만큼 퀄리티가 나오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심했다. 스스로 스트레스도 심했지만, 스트레스를 유도하는 사람에 의해서 심하기도 했다. 그 사람은 크게 여러 명이 있는데 대표적인 사람이 디자인 디렉터이다. 디렉터의 피드백에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피드백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시안에 전혀 아이디어나 크리에이티브가 없다'거나, '비주얼 표현이 전혀 심미적이지 않다'거나, '전체적으로 에디토리얼이 전혀 정리되어 보이지 않다'거나 등 주로 퀄리티에 대한 피드백이었다. 그런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해당 사항을 보완하기 위해 매일 밤을 새우며 시안을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 피드백을 통해 전혀 퀄리티가 개선되지 않으면, 디렉터는 자존심을 슬슬 건들기 시작한다. "너의 연차에서 이것밖에 퀄리티가 안 나오는 게 말이 되냐?", "이렇게 해서 제안 때 리뷰할 수 있겠냐?" 이런 말들은 자존심을 자극하는 굉장히 괴로운 스트레스였다. 그 스트레스를 통해 압박을 받고 어떻게든 체면을 세우기 위해 작업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고 디렉터가 감정적으로 나를 괴롭히지는 않았다. 순순하게 퀄리티를 위해 디자인하는 분이셨다. 그때는 그런 디렉터가 너무 싫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스트레스로 인해 많이 성장한 것이 맞다는 결론이다. 나는 그 모든 스트레스를 극복하며 디자인했다. 제안 PT 전날에도 디렉터가 저녁쯤 수정 피드백을 주고 퇴근하면 나는 다음날 오전 PT일정까지 밤을 새워 수정했다. PT 당일날 퀄리티가 많이 좋아졌다는 디렉터의 피드백과 내가 꼭 수주할 수 있게 리뷰하고 오겠다며 떠나는 디렉터를 볼 때는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며칠 뒤 수주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라는 확신이 생기기도 했다. 반대로 전혀 퀄리티에 관심이 없는 디렉터도 있었다. 그 사람은 관계에 대한 부분에만 관심이 있었고, 디자인 퀄리티는 적당히 마무리만 하면 된다는 스타일이었는데, 문제는 모든 팀원들이 그런 디렉터의 비위만 맞추려고 했고 디자인 퀄리티에 대한 부분에는 신경 쓰지 않아 조직 자체가 디자인 퀄리티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유는 디렉터 자체가 디자인 역량이 높지 않아 퀄리티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게 이유였고, 스스로 극한에 상황에서 퀄리티를 높여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디자인 작업에 많은 시간 투자하는 것이 쓸데없다고 생각했다. 팀원들이 적당하게 아첨하면 퀄리티가 낮은 시안도 그냥 컨펌을 해주곤 했다. 나는 이런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는데 그 스트레스는 나를 전혀 성장시키지 않았다. 디렉터는 몇 년 지나지 않아 퇴출 됐지만 퀄리티에 대한 열망은 실제로 극한의 상황에서 퀄리티를 끌어낸 사람만이 갈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 당신은 어떤 디렉터와 마주하고 있는가?




스트레스를 통한 탈피, 성장

바다에 사는 갑각류는 딱딱한 껍질을 탈피해야 성장할 수 있다. 가재를 예를 들면 가재는 몸집이 커지면 기존의 껍질에서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몸은 커지는데 기존 껍질은 작으니 그 압박이 고통이라는 것이다. 그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탈피를 하면 점점 성장하지만, 탈피에 실패하면 성장하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맞이한다고 한다. 디자이너는 많은 스트레스를 통해 성장한다. 디자이너가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은 가재가 탈피를 하는 것과 같다. 당신은 현재 디자인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가? 그렇다면 당신은 탈피를 위해 압박을 받는 것이다. 오히려 성장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꼭 탈피를 통해 성장하길 바라본다. 스트레스 없이 디자인하길 원하는가? 앞에서 말했지만 전혀 성장하지 않는다. 앞에서 말한 퇴출된 디렉터의 부사수들은 시니어의 경력임에도 주니의 역량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것이 내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은 부분이기도 하다. 당신이 디자이너로서 더 성장하고 디자인 퀄리티가 올라가길 바란다면 스트레스를 두려워하지 마라! 외면하지 마라! 극복해라! 탈피해라! 그리고 성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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