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aun May 22. 2023

키오스크 UX, 디폴트 옵션의 사용성

토요일 오전, 당근 마켓 거래가 있어 카페에서 구매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페는 커피빈이었고 모든 커피숍이 그렇듯이 이곳도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고 있었다. 나는 항상 아메리카노만 마신다. 그것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만 마신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4계절 대부분을 뜨거운 아메리카노만 마신다. 가끔 더울 때면 아이스를 마시기도 하지만 따듯한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구매자를 기다리기 전에 아메리카노를 한 잔 해야겠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네이버 페이로 결제를 마쳤다. 내 메뉴가 준비되어 진동벨이 울린다. 카운터로 찾아가 메뉴를 받는다. 아니!! 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있는가? 나는 분명 따듯한 것을 주문한 거 같았는데! 나는 이럴 경우 직원에게 먼저 따지지 않는다. 아마 내가 키오스크 주문을 실수로 했다는 전제를 먼저 생각한다. 사실 키오스크로 주문이 잘 못 들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주문하는 사람이 키오스크 옵션을 잘못 선택해서 주문이 잘못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지털 정보로 전달받은 대로 제조하는 종업원이 무슨 잘못이겠는가?





디폴트 옵션은
잘못된 주문을 유도할 수 있다




커피빈 키오스크의 디폴트 옵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고 자리에 앉았다. 아무래도 미심쩍어 키오스크로 돌아가 다시 조작해 봤다. 아메리카노 메뉴를 누르니 아이스 옵션이 디폴트로 활성되어 있었다.

아!! 이래서 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았구나. 커피빈의 키오스크는 핫과 아이스 옵션 중 아이스로 디폴트 설정되어 있고, 사이즈 또한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다. 나는 이것이 오류라 생각한다. 각 주문의 옵션은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 비활성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용자가 옵션을 선택하지 않고 다음 프로세스를 진행하면 선택하지 않은 옵션을 선택하라고 얼럿으로 알려줘야 한다. 커비핀 같은 경우 주문하기 버튼을 누르면 기본으로 설정된 아이스와 스몰 사이즈 옵션으로 주문이 진행된다. 이는 내가 그렇게 말하는 오프라인의 경험을 참고하지 않은 흔한 사례다. 우리는 보통 종업원에게 주문을 할 때 주문의 옵션을 하나하나 말하고 주문을 한다. 만약 주문 옵션을 말하지 않을 경우 종업원이 재차 확인한다. 커피빈처럼 디폴트 옵션을 활성화시켜 놓으면 사용자가 주문을 잘못할 오류의 가능성이 크다. 세부 옵션을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디야의 키오스크의 비활성 옵션

반면, 이디아의 키오스크 주문 UI를 확인해 보자. 나는 공원 산책을 하며 이디야에서 종종 커피를 마시곤 하는데 이전에는 종업원이 주문을 받았는데 꽤 오래전부터 키오스크 주문으로 바뀐 상태다. 내가 즐겨 마시는 따듯한 아메리카노를 위해 키오스크 주문을 진행해 보자. 아메리카노 메뉴를 선택화면 이디야 같은 경우 모든 주문 옵션이 비활성 되어있다.

핫 또는 아이스부터 사이즈까지 비활성 되어 있어 사용자가 선택을 해야 다음 프로세스로 넘어갈 수 있다. 주문 옵션을 하나라도 선택하지 않으면 해당 옵션을 선택해 달라고 얼럿으로 알려 준다.

이는 사용자가 충분히 주문 옵션을 인지하고 선택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디폴트 옵션과 비활성 옵션

과연 커피빈과 이디야의 키오스크 주문중 사용자가 오류로 주문하는 경우는 누가 더 많을까? 나는 아마도 커피빈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키오스크에서 주문하면 뒷사람의 압박을 받는다. 빠르게 주문을 하고 비켜줘야 매너 아닌가? 그러다 보니 급하게 다음, 다음 버튼을 누르게 된다. 그럴 경우 커피빈의 같은 경우 디폴트 주문 옵션으로 다음 프로세스가 진행되어 버린다. 사용자가 원하는 주문의 옵션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말이다. 반면 이디아는 아무리 뒤에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도 내가 의도해서 주문 옵션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다음 프로세스로 넘어갈 수 없다. 주문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 경우 어차피 동일하게 주문의 압박을 느끼지만 이디아의 경우 내가 명확하게 주문 옵션을 인지하며 넘어갈 수 있는 경험을 만든다. 커머스의 UI에서는 기본 구매 옵션을 설정해 놓는 걸 지양하라고 말하고 싶다. 잘못된 주문이 진행되지 않게, 또 사용자가 스스로 선택해 인지할 수 있게, 모든 주문옵션은 사용자가 선택해서 다음 프로세스로 진행되어야 하며 그래야 주문의 오류가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