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세 명이서 나눈 이야기
우리는 예측하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
요즘 날씨만 보더라도 매년의 여름과 다르게 새롭게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우리는 늘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늘 불안하다.
이번 글은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2,30대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불안한 우리는(프로덕트 디자이너 세 명) 잠깐이나마 불안을 안정시키기 위해 근사한 레스토랑에 갔다.
우리의 사연을 들은 셰프님은 하이볼을 각자의 취향에 맞춰 제안해 주셨다.
무더운 날에 딱 맞는 하이볼을 마시면서 근황을 이야기했다.
서로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람이나 환경 때문에 불안하지 않았다.
결혼해서 안정적이고 싶다.
좋은 사람과 만나면...
지금은 내 감정이 불안하지만...
직장에서 인정을 받으면...
우리 각자가 조건을 걸고 "안정적이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다.
안정적이라는 건 우리 각자의 기준으로 세워둔 목표를 "달성하면" 따라온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안정의 조건을 외부에서 찾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우리의 깨달음과 동시에 셰프님이 오셔서 주문하지 않은 리슬링 와인을 각자의 잔에 따라주셨다.
리슬링은 독일이 유명한데, 오늘 준비한 건 이탈리아의 것이었다.
이어서 나오는 음식이 한치 파스타인데, 하이볼보다는 더 잘 어울리는 것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부드러운 한치와 버터향이 가득한 먹물 소스를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내가 찾았던 안정적으로 될 수 있는 과정을 이야기했다.
20대는 디자이너가 아닌 삶을 살면서 커리어 패스가 남들과 달랐고, 뒤늦게 시작한 디자이너의 삶은 늘 모르는 것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타인의 피드백을 수용하면서 딱딱한 나의 생각을 부드럽게 바꾸어 놓았다.
커리어를 단기간에 성장하기 위해서 한정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썼다.
예를 들면, 아침에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 전날 저녁에 다음 날 입을 옷을 준비해 두고 자거나, 책상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물건 위치를 늘 제자리에 놔둔다. 그렇게 하면 물건을 찾느라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책상이 지저분해서 보이는 것들에 신경 쓰지 않게 된다.
사실 이렇게 해도 불안함은 계속되었는데, 마지막 한 가지를 하고 나서 내가 더 단단해졌다.
"생활 패턴"이었다.
저녁에 약속이 있거나 야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늘 아침에 눈을 뜨면 운동을 갔다.
어떤 옷을 입을지 고를 필요 없이 (저녁에 준비를 다 해두었기 때문에) 옷만 입고 바로 헬스장이나 수영장으로 간다. 그리고 출근시간에는 지하철에서 아티클, 책을 읽었다.
인스타는 하루에 10분 정도 정해둔 시간에 했다.
타인을 보면 나도 모르게 비교하게 되어서 대부분 뉴스를 보거나, 새로운 공간을 탐색하는 정도였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휴대폰을 방에 놔두고 바로 씻고 남은 집안일을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러한 루틴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불필요한 연락을 하지 않게 되었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는 패턴을 만들었다. 원래 나는 새벽형 인간으로 늘 밤에 집중이 잘 되고, 센티한 감성도 참 좋아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센티한 감정이 나의 감정기복을 만드는 원인이었다.
안정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결국 "나"부터 단단한 사람이 되어야 타인과의 관계에서 여유가 있고 멋진 어른이 되는 것 같다.
오늘의 월사단은 일기처럼 써 보았는데요.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끝이 없는 더위로 기나 긴 여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다음 주면 8월이라니 아직 한참 남은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