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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오기전 준비할 것 2

제일 중요하지만 놓치는 것

by 니은

유학길에 오르기 직전인 7~8월로 기억을 되돌려보면

나는 연일 파운드화 환율을 체크해가며 유학자금을 점검했고,

가서 살 집을 매일 같이 검색했고, 가서 쓸 물건들을 분류해 조금씩 짐을 쌌고,

데이터분석에 필요한 R을 배우러 학원을 다녔다.


유학와서 첫 학기를 마친 후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준비 기간을 빠듯하고 알차게 보냈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중요한 준비에 소홀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바로 영어다.


영국 유학오는 사람들은 누구나 아이엘츠를 보니까

한동안 영어에 손놓고 있었어도 다시 공부를 하면서 어느 정도는 익숙해지게 된다.

하지만 진학에 필요한 최소 기준인 6.5~7.5 정도의 성적을 받으면 공부를 중단하기 쉽다.

나도 이래저래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엘츠 성적을 받은 후에는

BBC를 챙겨본 것 외에는 별다른 영어공부를 한 게 없다.

필요하면 학기 중에 무료로 'in-sessional' 영어수업을 들으면 되지,

매일 쓰다보면 많이 늘겠지 생각했다.


결론은, 이번 학기 이래저래 바빠서 'in-sessional'은 있어도 듣지도 못했다.

그리고 학기 시작전 'pre-sessional'을 들었던 친구들이 대체로 영어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와서 수업을 듣기 때문에 같이 짝지어 회화 연습하고 해봐야 크게 늘지 않더라는 불만을 많이 이야기했다.


아이엘츠 7.0~7.5 정도 받는 실력으로는 실제 석사과정에 충분치 않다.

듣기, 쓰기, 말하기, 읽기 모두 아이엘츠 정도는 기본 중에 기본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석사과정을 하면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인턴쉽에도 도전해보고, 졸업 후 현지에서 구직활동도 할 생각이 있다면 영국에 오기 전에 가장 열심히 신경써서 해야 하는 게 영어여야 한다.


일반적인 생활회화를 말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종사하는 직종이나 공부하는 과정에 필요한 영어 말이다.

예를 들어, 미디어나 저널리즘 석사유학을 생각한다면 현재 한국이나 영국에서 이슈가 되는 시사에 대한 내용을 읽고 의견을 표하고 글로 쓰는 정도를 할 줄 알아야 학기중에 고생을 좀 덜한다.


제일 안타까울 때가, 모르는 게 있는데 교수에게 물어보러 가서도 정작 자기가 궁금한 부분을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볼 때다. 나도 그런 적이 있고, 스스로 답답함도 많이 느꼈다. 뭘 챙겨올까 걱정할 시간에 영어공부를 했어야 하는데!! ㅎㅎㅎ


가끔 조인트 수업을 듣다보면 아시아권 학생 중에 저렇게 영어를 못하는 데 어떻게 수업을 따라갈까 싶은 친구들이 있다. 내 영어실력이 아이엘츠 6~7점을 겨우 받는 정도라면, 냉철하게 생각하고 영어공부에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미국에 MBA 가 있는 지인이나 주변 영어권이 아닌 곳에서 온 친구들과도 비슷한 이야기를 종종 한다. 일단 영국 온 후에 영어실력을 최대한 늘려 내가 원하는 수준의 공부와 소통, 구직을 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단순히 'in-sessional'을 듣거나 독학하기보다는 내가 필요로하는 상황에 쓸 수 있는 적확한 영어를 가르쳐줄 수 있는 개인교사 같은 사람을 두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들 한다.


학교에는 'language exchange' 같은 프로그램이 있어서 또래 친구들끼리 언어를 매개로 만나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좀 더 프로페셔널한 교습을 원하면 내가 따로 구할 수도 있다. 내가 살면서 부닥치는 답답한 상황에 필요한 적확한 영어만 다 배워도 인생이 한결 편해진다 ㅎㅎ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하고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인 영어를 소홀히 하면 와서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유학을 앞두고 막 준비에 들어간 분들이 있다면, 영어에 투자한 시간 만큼 와서 많은 걸 얻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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