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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은 Dec 13. 2018

나에 대한 의심,

나는 날 얼마나 알고 있을까.

수업이 다 끝나고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됐다.

말이 연휴지 1월에 시험과 과제가 4개나 있기 때문에 마음 편히 놀 수가 없다.


학기 중에 첫 번째로 제출했던 과제들의 성적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이라 너무 어렵고 힘들었는데 혹여나 Fail 하면 어쩌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난 그저 학위를 받으러 온 게 아니라 정말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서 온 거라 수업 하나하나에 꽤 절박하다.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의 신임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절묘하게 성적을 공개한 교수의 센스...

메이가 투표 결과에 안도하는 동안 나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ㅎㅎ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 친구들과 같이 듣는 Web Application Development 수업의 첫번째 과제에서 Distinction을 받았다! 비록 코드 자체보단 디자인과 스타일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Pass도 못하면 어쩌나 걱정한 걸 생각하면 정말 감지덕지다. 


그래도 여전히, 나한테 과제는 하나하나가 다 어렵다.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접근 방식을 익히는 것도, 배운 걸 응용해서 답을 찾는 것도, 형식에 맞춰 제출하는 것도 모두가 다 도전이다. 에세이는 에세이대로, 프로그래밍은 그것대로 어렵다. 


나는 어쩌면 내 스스로에 대해 믿음이 부족한 건지도 모르겠다. 잘할 수 있는데 너무 걱정을 많이 하는걸까. 


일을 하면서도 어릴 땐 멋모르고 부딪히고 묻고 쓰고 그러다 실수하면 또 깨지고 하면서 많이 배웠는데 어느 순간 나이가 들면서 실수할 일은 아예 시도하지 않게 된 것 같다.이야기를 안 해줄 것 같은 취재원에게는 자주 연락을 하지 않거나,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현장엔 굳이 가지 않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언제, 어디에서 기회가 있을지 모르는데 쉽게 예단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된다. 어느 순간 내가 꼭 해야할 일보다 무리없이 할 수 있는 일만 하면서 성장을 멈춘 건 아닌가 돌아본다.


이곳에선 최소한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다른 학생들보다 불리한 환경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그리고 조금씩 노력한 대가를 얻으면서 모르는 걸 묻고, 부딪히고 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다. 성장하고 있다는 행복감도 느낀다.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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