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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은 May 08. 2019

유지어터의 고뇌

다이어트의 끝은 어디인가...ㅠ

@ 40시간 단식 전에 둘이서 클리어한 중식. 마파두부, 공심채 너무 좋다!


지난 18일 여행 동안 다이어트는 하지 않았다.

동유럽은 맥주도, 음식도 꽤 맛있기 때문에 간헐적 단식을 이어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ㅎㅎ


더구나 짝꿍이 여행의 맛은 '조식'에 있다며 가는 숙소마다 조식을 빼놓지 않고 포함시켜 예약하는 바람에

아침 두, 세 접시 든든히 먹고, 점심과 저녁은 맛있는 맥주에 현지 요리를 곁들이는 패턴이 반복됐다.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놀랍게도 17박 18일 내내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 술을 마셨다;;;;

동유럽 라거는 왜 이렇게 싸고 맛있단 말인가... 그나마 필스너 우르켈이나 코젤 생맥을 들이키면서 안주는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소시지 같은 단백질 위주로 먹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뿐이다.


4일쯤 6-8시간 걷는 산행을 하긴 했지만, 먹은 양에 비하면 턱도 없는 운동량이 아닐까 싶다.

다이어트 하면서 느낀거지만, 운동보단 식단이 중요하다. 

포식하고 운동 열심히 하면 그냥 '건강한 돼지'가 될 뿐이라는ㅠ


돌아오자마자 짐에 가서 떨리는 마음으로(ㅎ) 체중을 재봤는데 

오! 다행히 1킬로그램 밖에 찌지 않았다.

찐지 얼마 안되는 살이니 바로 빼야겠다 싶어서 하루 세끼 먹고 싶었던 음식을 든든히 먹은 다음에

다음날 바로 세 끼 모두 건너뛰고 다음날 아침도 건너뛰는 40시간 단식을 했다.


체중감량 정체기에 하면 좋은 방법인데, 

급히 찐 살을 빼는 데도 이만한 방법이 없다. 경험상.. 최고다!

40시간 단식 후에 점심을 몸에 좋은 지방, 단백질, 식이섬유 위주로 1000칼로리 정도 든든히 먹고 

당일 저녁은 다시 건너뛰고 다음날부터 아침만 거르는 간헐적 단식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곤 몸무게를 다시 쟀더니, 잠깐 불어났던 몸이 다시 돌아왔고, 

체중은 2킬로그램 정도 빠져서 이전보다 더 줄었다. 


여행한다고 좀 쉬었던 근력운동도 하루 30분씩 다시 시작했다.

일어나서 따뜻한 물 한잔 마시고 짐에 가서 딱 30분만 운동한다.

팔, 복부, 다리운동을 번갈아가면서 해주고 스쿼드 런지는 매일 100개 이상씩 하고 있다.

근력운동은 정말 다이어트나 유지에 있어 필수다. 


더 이상 체중감량을 위한 다이어트는 하지 않지만,

사실 그렇다고 이전처럼 쌀밥에 한상 가득 차려먹지도 않는다.

운동이 그렇듯이, 식단관리도 어쩌면 평생 해야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유지어터의 길 역시 멀고 험하다ㅠ 


다이어트가 끝나도 몸 관리를 꾸준히 하려면 마음대로는 못 먹는다.

차라리 그냥 몸에 좋은 것을 위주로 먹되 좀 더 맛있게 먹는 길을 택하기로 했다. 

마음껏 먹고 유지되는 몸이란....없다..;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누텔라잼과는 이별하고 피넛버터로 갈아탔다.

맛있는 요거트 대신 그릭요거트에 카카오닙스를 뿌려 먹는다. 

쌀쌀하다 싶을 때 마셔줘야 하는 라떼도 영국 스타벅스에선 우유를 코코넛, 오트, 아몬드유 등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바꿔 마신다.


요즘 쟁여놓고 먹는 음식은 그래서...

플레인오트밀, 통밀빵, 피넛버터, 카카오닙스, 브라질너트, 아몬드, 헤이즐럿너트, 호두, 아몬드유, 단백질파우더, 아보카도, 계란, 바나나, 각종 버섯,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코코넛오일, 그릭요거트, 그린올리브, 스리랏차 칠리소스, 각종 치즈/버터/야채 이런 것들이다.


한국에서 흔히 먹던 음식들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가서도 과연 유지 가능한 식단인가 모르겠다 솔직히.

하긴 요즘 한국에서도 다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지만, 문제는 한국엔 산해진미들이 널려있다는 것...ㅎㅎ


유지어터의 삶도 녹록지는 않다.

장점은, 내가 입는 옷이 예쁘게 '핏' 될때 느끼는 뿌듯함. 내가 스스로를 관리하고 컨트롤 하고 있다는 보람. 흰 티에 청바지만 꺼내 입어도 기분이 좋아서 굳이 쇼핑에 돈쓰지 않고 몸에 투자하게 된다는 점.


단점은, 다이어트가 끝나도 그동안 사랑했던 달고 짜고 매운 음식을 마음껏 먹는 과거로 돌아가진 못한다는 점. 질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선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다이어트에 대한 정보는 온라인에 차고 넘치지만, 유지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가능하고 실천가능한 식단을 꾸준히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생각보다 찾기 어렵다. 내 생각엔...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모두 바꿔서 바뀐 몸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저절로 되는 유지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게 살을 빼고난 후에도 관리는 끝나지 않는다는 게 현실이다. 유지어터 식단이라고 올라온 영상이나 글을 보면, 다이어트 식단과 다를 게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ㅠ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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