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랄같은 동남아의 날씨

아재요! 기-캄보디아 5

by sheak

오늘은 캄보디아 5일 차 및 캄포트의 3일 차로 오후에는 프놈펜으로 이동해야 하는 날이다. 3시간의 이동이 있는 날은 사실 시간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오늘도 일찍 깼지만 굳이 어제와 같은 코스로 달리기를 하긴 싫었다. 나에겐 오토바이가 있지 않은가? 비가 오지 않는 타이밍을 잡고 삼각주에 위치한 사원과 염전을 가려했지만 염전까지는 거리가 있어 사원으로 먼저 향했다. 사원은 다리를 두 개 건너고 나니 바로 있었다. 아침이라 사람은 없고 스님들이 간혹 눈에 띌 뿐이었다.

Wat treauy kaoh 위치(좌), 최근 지어진 사원 중 하나(우)

오토바이는 여행의 질을 높여준다. 10여분 만에 사원에 도착해서 번역기를 돌려가며 사원에 대해 알아보고 눈과 마음속에 풍경을 담았다. 사원 내부를 둘러보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젠 뭐 걱정도 되지 않고 무념의 상태로 비가 오는 걸 바라보게 되었다. 조식 먹을 시간이 되어 빠르게 사원을 둘러보고 오토바이에 올랐다. 비는 그치지 않았고 보슬 거리며 얼굴을 때리고 흘러내렸다.

주인을 잃은 쪼리(좌)와 사원 옆 강의 고즈넉함(우)

이제 비를 맞으며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한 10년 맞을 비를 2박 3일 동안 다 맞은 기분을 느끼며 숙소로 돌아오면서 강변에서 매일 열리는 듯한 상설 시장에 잠깐 들러 보았다. 8:00시가 넘어 상인들은 절반 이상이 빠진 듯했지만 시장의 규모와 거래물품은 어느 정도 가늠이 되었다.

주로 바다와 강에서 잡은 어류가 거래되고 식사도 가능한 시장

로컬 시장은 항상 활기와 지역의 특징을 알 수 있는 가장 특징이 집약된 장소라는 생각과 함께 숙소에 도착했다. 체크 아웃 시간은 11:00, 프놈펜 버스시간은 12:30인데 8:20에 조식을 먹고 시간이 좀 떠서 오토바이도 반납할 겸 캄포트 올드 타운 강변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 잔 했다. 한국이었으면 더위에 지쳐 모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을 텐데, 비를 너무 많이 맞아 뜨거운 커피를 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 크메르 형식으로 지어진 건물은 강변에 위치하여 풍경이 볼만했다. 커피 가격은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했다.

스타벅스 내부(좌), 강변 테이블 뷰(우)

모닝커피를 한 잔씩하고 툭툭을 타고 숙소에 도착해 체크아웃을 했다. 어제 마신 맥주와 추가 비용을 결제하고 버스회사에 짐을 맡기고 나만 홀로 캄포트 후추를 사러 어제 갔던 Samaki market에 갔다. 어제는 와서 과일 코너만 보고 나왔는데, 크게 과일과 생필품, 수산물과 후추로 이루어져 판매를 하고 있었다. kg당 10달러와 15달러 후추가 있었는데, 난 내가 요리에 쓰려고 15달러짜리로 구매했다. 보통 고급 후추는 15-17달러를 부르는데, 시간이 많으면 여러 군데를 돌아보고 알아서 흥정을 해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듯하다.

시장입구는 사방에 있으니 편한데로 입장(좌), 시장내부(우)

버스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점심도 먹어야 해서 빠른 걸음으로 버스회사 쪽으로 오다가 바게트를 납작하게 구워 토핑을 얹어 먹는 길거리 음식과 옆에 있는 커피 부스에서 냉커피를 한 잔 시켜 먹으며 점심을 해결했다. 그사이 또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캄보디아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파라솔을 펼치고 장사를 이어 나갔다.

바게트 구이(좌), 캄포트 두리안 조형물 회전교차로(우)

30분 전에 버스 타러 도착하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니 버스는 15명 중 12명을 태우고 10분 늦게 출발했다. 내 옆자리가 비었다고 환호했지만, 얼마가지 않아 현지인들을 한둘씩 태우더니 버스는 어느덧 만차인 채로 프놈펜으로 출발했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프놈펜에 도착해 있으리라! 동영상을 한 편 보고 잠을 청한다. 내륙인 프놈펜으로 갈수록 날씨가 좋아짐을 느낄 수 있다.

프놈펜행 Kimseng Express 15인승버스 5번에서 본 풍경

숙소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프놈펜 메콩강 선셋 크루즈를 타러 갔다. 위치는 왓 프놈 맞은편 호객하는 청년을 따라가면 된다. 내국인은 5,000리엘(1.25$), 외국인은 5$다. 외국인들은 메뉴에서 메뉴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탄산 와인주 SPY를 한 병씩 시키고 크루즈는 시작됐다.

메콩 크루즈에서 선택한 음료?

우기 시즌이라 석양은 보기가 힘들었다. 전체 시간은 한 시간이라고 했지만, 톤레삽 강에서 시작한 크루즈는 메콩강 합류지점까지 20분 만에 와서 잠시 천천히 머무르다 돌아왔고 소요시간은 50분이었다. 석양은 볼 수 없었지만 해가지고 바로 나타는 야경은 볼 수 있었다. 5$에 술 한 병이면 괜찮은 투어라고 생각했다.

메콩강 합류 지점(상좌), 강건너 불꺼진 레지던스(상우), 왕궁(하)

선셋 투어를 마치고 야시장에서 저녁을 먹고 부른 배를 꺼트리기 위해 걸어서 왕궁까지 갔다. 왕궁 앞에 진귀한 곤충들을 팔길래 가위바위보 지는 놈이 먹기로 하고 타란툴라 튀김 하나를 샀다. 숙소까지 걸어오다 노점이 있어 마지막 밤을 지새우기 위해 꼬치와 게 쏨땀과 맥주 6캔을 시켜 캄보디아의 마지막 밤을 불태웠다. 게 솜땀은 캄보디아에서는 ‘복러홍’이라 불린다.

블루크랩 복러홍(좌), 어묵 튀김(우)

5캔을 나눠 마시고 숙소로 걸어 들어왔다. 이제 마지막 미션이 남아있다. 타란툴라 튀김 먹기!

가위바위보로 이긴 사람은 취식 면제를 하고 나머지 두 명이 반씩 먹기로 했다. 내는 3위로 배부분을 친구는 머리 부분을 먹었다. 아~ 이 식감과 맛은 무엇인가? 생각하며 먹었는데, 메뚜기볶음 같은 맛이라 거북하진 않았다. 캄보디아 인들은 이걸 보양식으로 먹는다고 한다.

타란툴라 튀김은 비닐에 넣어 왔다(좌), 크기는 좀 과장 됐다(우)

마지막 미션이 끝나고 내 방에 있던 친구들이 자기 방으로 가야 되는데, 카지노 호텔인데, 슬롯머신이나 한 판 하자고 해서 딱 10달러만 하기로 하고 슬롯머신에 앉았다. 결론은 35달러까지 올랐다가 결국은 다 털리고 숙소로 돌아왔다. 게임시간이 45분이었으니 10달러의 몫은 다 한 듯하다. 내일은 이제 캄보디아를 떠나 호찌민에서 9시간 대기 후 한국으로 돌아간다. 내일을 위해 오늘은 여기까지!!

한탕주의 글쓴이! 사진도 못찍는데 친구가 찍어줬다.


ps

같은 우기라도 캄포트 같이 해안에 위치한 도시들은 비가 하루에도 열두 번 지랄같이 내리는데, 해안에서 200여 km 떨어진 프놈펜은 폭우보다 보슬비 정도 내리고 그치는 경우가 많다. 캄보디아는 태풍의 경로에서도 벗어나 있고, 장마전선도 발달하지 않아 내륙지역은 우리나라 보다 비가 적게 내린다. 실제 프놈펜의 7월 강수량(162.1mm)은 대구(223.9mm) 보다도 적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루앙프라방과 캄포트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