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요!기 - 캄보디아 6
마지막 취침을 카지노 호텔에서 취하고, 아침 일찍 러닝을 위해서 일어났다. 숙소 앞에 독립 기념탑을 중심으로 시아누크 왕의 동상까지 러닝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아침엔 구름이 끼어 태양도 피할 수 있었다.
거리는 뛰기도 좋게 한 바퀴 1km로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딱 맞아떨어졌다. 뛰기를 시작할 무렵 옆방 친구가 합류해 같이 달렸다. 여행의 마지막 날을 참으로 건전하고 건강하게 보내는 모습에 스스로 감동은 아니고 대견함을 느꼈다. 나는 4km에서 걸으며 쿨 다운을 하고, 오래간만에 뛴 친구 녀석은 5km를 채우고 숙소로 돌아왔다.
복귀 후 나는 여행에 동참하지 못한 친구 녀석의 선물을 사기 위해 이온몰에 가려고 했으나, 오픈 시간이 9:00시로 조식과 체크아웃 시간과 맞지 않아 혼자 걸어서 08:00에 오픈하는 슈퍼마켓까지 여행 삼아 걸었다. 걸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는데, 혼자면 풍경에 더욱 집중하게 되어 더 많은 것아 보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땀이 이마를 타고 내렸지만 아침을 여는 캄보디아인들의 모습에 힘을 얻은 듯 몸은 가벼웠다. 어제 먹은 타란툴라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후추 구매 후 숙소로 툭툭을 타고 이동해서 샤워를 마치고 조식을 먹으며 일정을 조율했다. 호찌민 경유에서 9시간이 남아 황제이발관에서 마사지를 받고, 쌀국수 맛집에서 스페셜로 한 그릇씩 한 후 여행자 거리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번 여행을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확정했다. 호찌민 도착 시 예약을 안 해서 일정이 다소 꼬이긴 했지만, 여행의 마지막 날의 일정이 잘 마무리되었다.
쌀국숫집은 2022년 호찌민 여행 시 숙소 주변을 러닝 하다 발견한 집이었는데, 그 이후 호찌민을 방문할 때마다 찾을 만큼 나의 입맛에 맞는 집이어서 친구들에게 소개해 주었다. 여행자 거리에서 이후 여행을 마무리하는 대화를 하며 맥주를 마셨는데, 한 두병 시켜서 안주도 없이 마시는 백인 배낭여행객과 달리 한국의 아재들은 술을 진심으로 마셔 동남아에서는 큰 손이라 부를 만하다.
비행출발 2시간 전에 호찌민 국제선에 도착해서 발권 없이 수속만 하는데 1시간이 걸렸다. 호찌민의 시스템에 불만을 느끼는 동안 베트남항공은 정시에 도착했다. 한국의 빠른 수속을 마치고 짐을 기다리고 있다. 벌써 한 시간이 더 지났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하는 여행의 끄트머리를 잡고 긴 여행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