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너의 이름, 청혼

by 루네

헤어짐을 결심한 그 순간, 신랑이 얘기했다.


"내가 너를 참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

나는 너랑 헤어지지 못할 거 같아, 너는 어때?, 너의 결정에 따를게"


길고 긴 얘기였지만 결국 나를 사랑해서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얘기.


헤어지자고 하면 그래, 미련없이 떠나주겠다고 결심했을 때

그는 나를 붙잡았다.


여전히 나도 그를 사랑했고 떠날 수 없다는 걸.

그리고 이 사람도 나름 성장하고 있고 외골수가 아니라는 것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얼마 안가 해가 바뀌었고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났을 때 그가 물어왔다.


"이때 시간 돼? 가평 같은 데 갈까?"


"어? 그래~?!"


기념일도, 생일도 아닌 날에 가자고 했지만 별다른 의심없이 그러자 했다.

그리고 여행일이 다가오니 점점 프로포즈일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이 생겼다.


반지 사이즈를 물어보기도 했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희망을 갖지 말자. 괜한 기대를 하지 말자.

실망만 클 뿐이다.


이렇게 되내이며 여행 당일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설레는 마음 뿐이었다.


밥을 먹다가 잠깐 자리를 비운다고 했던 신랑은

너무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때도 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양을 너무 많이 했나. 배부르다. 이런 쓸데없는 생각들뿐이었고.


그러고 숙소로 돌아가서 옷을 걸려고 방문을 열었는데

나도 모르게 문을 닫아버렸다.


신랑은 재빠르게 수습하려고 했지만 이왕 들킨 거 제대로 된 프로포즈를 건넸다.


아주 예쁘고 큰 꽃다발과 반짝이는 다이아 반지를 건네면서 같이 살자고 청혼한 그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새어나왔다.


내 인생의 가장 큰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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