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도 어김없이 사람이 북적거릴 시간에 수원으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한다. 당연히 만석일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내가 앉은 9호차 차량에는 아무도 없었다. 열차 출발 10분 전인데 이 한 칸에 나 혼자라니. 물론 다음 정거장에 누군가는 탑승을 결국엔 하겠지만 왠지 모르게 신이 났다. 이때만 해도.
출발 5분 전.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한두 명씩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당연하지. 그럴 리가 없지. 내 돈 내고 구입한 자리에 앉겠다는데 원망할 수는 없었다.
다만, 이 넓은 칸에 혼자라는 기분을 조금 더 내고 싶었을 뿐이었다.
어떻게 얻은 나만의 시간이었는데.
1분만 더 혼자였더라면 혼자만의 공간에서 하루의 피로가 풀릴 법도 했는데. 내가 구입한 건 9호차의 15A좌석 하나이지만, 혼자 탑승해 있을 때 내가 딱 원하던 정적만이 있던 공간. 1분만이라도 더 기다렸다 타지.
낯선 이들을 맞이할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모든 좌석은 곧 만석이 되었다. 내면의 이기심으로 인하여 아쉬움은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가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