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igantes Yang
Nov 08. 2022
이번 주도 정말 고생 많고 있어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란 말인가.
한국말이긴 한데.. 뭔가 알 수 없는 찝찝함이 몰려드는 표현.
고생 많았다는 소리인지.
계속해서 고생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힘내라는 소리인지.
사실 둘 다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한 주간 너무 고생 많았던 이의 얘기를 들어주다가
이때쯤이다 싶을 때 뭔가 힘이 되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당시 내 머릿속에 있던 생각은,
그래... 고생 많았지.
와
한 주간 고생 많았는데 곧 주말이니깐 쉴 수 있어.
조금만 더 힘내.
둘 다 너무 해주고 싶었던 말이라
두 가지의 생각이 한 문장에 나오고 말았다.
이번 주도 정말 고생 많고 있어.
내 입에서 나온 저 말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진지했다.
진심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내 나이 마흔이 넘어서 아직도 국어가 이렇게 안되나 싶었다.
과거 현재 미래 시제를 한 문장 안에 넣기도 어렵겠다.
내가 뭐라도 위로가 될만한 얘기는 못해주겠지만
고생했으니 앞으로도 하던 고생 계속해서 하라는 소리인지.
고생했고, 계속해서 고생하고 있는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평소에도 내가 말이 잘 꼬이는 걸 알기 때문에
당황해하는 이의 눈치를 살피는데, 다행히도 의미 전달은 된 듯싶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웃겼는지 잠시 동안의 정적은
둘의 웃음으로 마무리되었다.
우리 둘만의 웃음거리 하나가 하나 또 생겼다.
이번엔 며칠이 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