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igantes Yang Nov 08. 2022

이번 주도 정말 고생 많고 있어

이번 주도 정말 고생 많고 있어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란 말인가.

한국말이긴 한데.. 뭔가 알 수 없는 찝찝함이 몰려드는 표현.

고생 많았다는 소리인지.

계속해서 고생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힘내라는 소리인지.


사실 둘 다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한 주간 너무 고생 많았던 이의 얘기를 들어주다가

이때쯤이다 싶을 때 뭔가 힘이 되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당시 내 머릿속에 있던 생각은,


그래... 고생 많았지.

한 주간 고생 많았는데 곧 주말이니깐 쉴 수 있어.

조금만 더 힘내.


둘 다 너무 해주고 싶었던 말이라

두 가지의 생각이 한 문장에 나오고 말았다.


이번 주도 정말 고생 많고 있어.


내 입에서 나온 저 말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진지했다.

진심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내 나이 마흔이 넘어서 아직도 국어가 이렇게 안되나 싶었다.

과거 현재 미래 시제를 한 문장 안에 넣기 어렵겠다.


내가 뭐라도 위로가 될만한 얘기는 못해주겠지만

고생했으니 앞으로도 하던 고생 계속해서 하라는 소리인지.

고생했고, 계속해서 고생하고 있는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평소에도 내가 말이 잘 꼬이는 걸 알기 때문에

당황해하는 이의 눈치를 살피는데, 다행히도 의미 전달은 된 듯싶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웃겼는지 잠시 동안의 정적은

둘의 웃음으로 마무리되었다.


우리 둘만의 웃음거리 하나가 하나 또 생겼다.

이번엔 며칠이 갈지.

매거진의 이전글 반드시 국이 있어야만 밥을 먹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