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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May 20. 2024

D-88, 엄마 판박이

D-88

엄마 판박이


우리 딸이 어떤 모습일지

누구를 더 닮았을지 아직은 알 수가 없기에

매일이 궁금함과 설렘으로 가득하다


며칠뒤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엄마 뱃속 우리 딸의 3D 사진을 찍으러 간다.

평소에도 엎드려 자기를 좋아하는 아내를 꼭 닮은 듯

우리 딸도 초음파를 통해 볼 때마다 엎드려 있다.

절대 쉽게 얼굴을 보여주질 않는다.


지금까지 얼굴을 제대로 맘 편히 확인한 적은 없다.

초음파로 확인하려고만 하면 엎드려서 뒤통수만 보이던가

아니면 파파라치를 피해 다니듯 여기저기 피해 다닌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의사 선생님께서도 웃고

엄마 아빠도 웃는다.


활발한 게 좋은 거지. 그렇지?

얼굴이야 뭐 나와서 실컷 보면 되는 거고.

그래도 간접적으로나마 곧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조금씩 긴장되고 떨리는 아빠의 마음.


[2024년 5월: 잠들어 있는 딸의 발 모습]


이제는 엄마의 모든 행동과 움직임에 같이 반응을 한다.

아내는 뱃속 아이의 움직임이 느껴질 때 나에게 빨리 와서 배에 손을 대보라고 한다. 

물론 한두 번 태동을 느끼지만, 엄마의 손길에 비해 조금은 어색한 듯 바로 멈춘다.


아빠야 기쁨아.


그래도 익숙한 목소리여서 그런지 조용히 경청하는 듯 

아빠 목소리에 반응을 보이긴 한다. 비록 짧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엄마 많이 닮으렴.

엄마 주니어면 좋겠구나.


사랑하는 우리 딸. 

아빠가 많이 보고 싶어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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