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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May 27. 2024

D-86, 기쁨아 아빠야

D-86

기쁨아 아빠야 


2023년 10월 29일


자기 이름이 기쁨아 아빠야 인 줄 알겠다.


아침부터 시작되는 아빠의 아침인사에 보이는 엄마의 반응.

사실 아침 점심 저녁 할 거 없이 계속되는 나의 패턴이다.

평소에도 뭐든지 의심을 하는 사람이라, 우리 딸이 내 목소리가 반가워서인지, 

제발 조용히 하라는 뜻에서인지 내가 부르기만 하면 엄마 뱃속에서 반응을 보인다.


'기쁨아 아빠야' 말고 해주고 싶은 다른 말은 없냐고 하더라.


우리 딸은 태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먹고 싶은 음식은 뭘까? 

치킨? 피자? 파스타?


큰일 날 소리 한다며 면박을 주는 아내다. 

왜 본인이 먹고 싶은걸 아이에게 강요하냐고 하더라. 

웃자고 하는 소리였지... 만 나도 태어나서 이유식으로는 안되다 보니 

어른들이 먹는 음식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너무 잘 먹었다고 하더라. 당시 1살 정도였던 내가 

라면 한가닥 손으로 집어다가 입에 넣는 사진이며, 

짜장면을 먹는 사진을 보면 확실히 어려서부터 식성은 남달랐던 것 같다. 

우리 딸도 그러려나. 


무서운 소리 하지 말라던 아내.


[2024년 5월: 유모차 바깥으로 발을 꼭 내밀어야 하는 우리 딸


엄마가 평소에 즐겨 먹는 음식이 토마토소스 베이스 파스타나 피자라

냄비에 토마토소스만 부어도 뭘 안다고 뱃속에서 꿍쓰꿍스 하던 우리 딸.

파스타나 피자만 먹을 때면 뱃속에서 유독 신나게 움직이는 아이.


오늘도 엄마 뱃속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하던 우리 딸. 

아빠 목소리에 반응해 주는 귀여운 아이. 

엄마 뱃속에서 꼬물거리는 손과 발을 직접 잡아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기쁨아 아빠야


뱃속 아이를 부르는 아빠의 목소리에 오늘도 아내는 나에게  한마디 한다.


자기 이름인 줄 안다고요... 에휴. 그리 좋을까.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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