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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Nov 25. 2024

D-36, 기쁨아 아빠야

D-36

기쁨아 아빠야


학기가 곧 끝나감에 따라 처리할 일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실감을 하는 요즘.


집에 도착하면 쌓인 피로 때문인지 늦은 낮잠을 자게 된다.

오늘도 집에 도착하니 시간은 어느덧 저녁 6시. 

일반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에 비하면 적절한, 아마도 최적의 퇴근시간이 아닐까 싶다.


아내와 함께 간단하게 저녁을 먹은 나...

생각해 보니 그리 간단한 식사는 아니었던 게, 요즘 푹 빠진 SALADY의 우삼겹 랩.

거기에 할라피뇨 소스까지 추가하면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광고 아님).

대식가인 나에게는 부족한 양이기에 辛라면 컵라면 작은 사이즈도 같이 흡입했다.


나는 소스를 듬뿍 넣은 랩, 아내는 소스를 전혀 넣지 않은 일반 랩으로 식사를 하다 보니, 

음식이 입맛에 맞았는지 종일 조용했던 기쁨이가 엄마 뱃속에서 또다시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다. 

뱃속의 아기는 꿀렁꿀렁.


밥을 먹고 나니 또다시 밀려오는 피로감. 물론 식곤증의 일종이겠지만.

한 학기 동안 쌓인 피로가 이제야 스멀스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주체할 수 없는 피로감에 소파에서 잠든 나를 아내는 겨우 깨워서 침대에 눕게 했다.


30분만 잘게.


눈을 떠보니 거의 3시간을 잤다. 시간은 새벽 12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잘 준비를 마친 아내는 자야 한다며 나를 깨웠다.

아내에게 침대를 양보하고 일어서서 침대에 들어가 눕는 아내와 우리 딸에게 인사를 건넨다.


기쁨아 아빠야~ 잘 자~ 

당신도 잘 자고~


조심스럽게 배를 한번 쓰다듬고, 아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으며 인사를 하고 침실을 나왔다.


[2024년 11월: 금방이라도 걸을 것만 같다]


요즘 들어 다리가 부쩍 부은 아내. 

아무리 내가 손아귀 힘이 좋다고 해도, 돌덩이처럼 뭉친 아내의 종아리는 좀처럼 풀리질 않는다.

수박 3개는 짊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아내는 무릎이 자주 쑤신다고 한다.

작은 체구에 혼자 모든 걸 감당해야 하는 아내를 보며 미안한 마음이 커져간다.


우리 딸은 고생하는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열심히 여기저기 꾹꾹 눌러댄다. 

이제는 익숙한지 아이가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엄마는 기쁨이를 다정하게 부른다.


하루빨리 학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아빠.

운동부족인지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 

우리 딸하고 놀아주려면 무한대의 체력은 키워놔야 할 텐데.


오늘도 우리 딸과 함께할 생각에 행복해하며

피곤함은 잊은 채 잠든다.


우리 딸 아빠가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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