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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Gigantes Yang
Dec 02. 2024
D-34, 인별그램을 보다가
D-34
인별그램을 보다가
아빠는 집에 와서 쉴 때마다 SNS의 짤을 보는 게 취미다.
취미이자 나름의 피로를 푸는 방법이라고도 하겠다.
요즘은 엄마하고 하두 아이의 용품을 검색해서인지
아이관련된 내용들이 알고리즘에 많이 뜨는 것 같다.
대부분 육아관련된 팁이긴 하지만
아빠는 굳이 웃긴 내용만 골라서 본다.
혼자 보기엔 아까웠는지 또 그걸 엄마에게 보낸다.
심지어 엄마는 SNS를 잘하지도 않는 사람이다.
우리 기쁨이도 이럴까?
나도 저럴까?
아내도 웃지는 않을까 내심 기대하면서
공유 버튼을 누르고 아내의 핸드폰이 울리기도 전에 물어본다.
내가 보낸 거 봤어?
예전에는 쓸데없는(?) 짤이나 영상 보내는 걸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포기한 듯 뭘 또 혼자 재미있다고 보냈냐며 못 이기는 척하고 본다.
[2024년 11월: 발가락을 꼼지락꼼지락]
엄마를 웃기기란 쉽지 않다. 내가 보낸 링크만 해도 그 양은 어마무시 하지만
그중에 아내를 만족해한 거는 손에 꼽힌다.
예전에 보낸 줄도 모르고 또 보내는 것들도 가끔 있는데 그럴 때마다 한마디 듣기도 한다.
이게 재미있어?
아빠는 유치한 사람이다.
우리 딸이 태어나서 아빠의 썰렁한 개그코드를 이해 못 할까 봐 걱정인 엄마다.
영상과 현실을 다르겠지만 아빠는 이미 딸하고의 행복한 삶을 먼저 살아본 듯
끝없는 상상 속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괜찮아?
아니면,
아휴... 우리 기쁨이는 좋겠네! 아빠가 저리 좋아하니...
요즘 들어 가장 행복한 아빠다.
우리 딸, 오늘 올해 들어 거의 첫눈이라고 할 수 있는 눈이 내렸는데
나중에 태어나서 엄마하고 아빠하고 신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자.
눈이 내리는 세상을 함께 만끽하자꾸나.
아빠가 우리 딸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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