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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Dec 05. 2024

D-33, 엄마가 좋아하는 숫자 '33'

D-33

엄마가 좋아하는 숫자 '33'


엄마가 좋아하는 숫자가 몇 개 있다.

그중에 우선순위를 정하자면 33이 첫 번째가 아닐까 싶다.

예전에 이유를 들었던 것 같지만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하는 아빠.


식당에서 계산을 할 때나 대기번호표가 33이 나올 때면

그 종이를 가지고 가는 습관이 있다.

엄마에게는 행운의 번호이기 때문에 아빠도 기회가 생길 때마다 챙겨서 엄마에게 준다.


누구에게나 행운의 번호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나는 예외로 그런 게 잘 없기 때문에 아내가 좋아하는 숫자를 주로 따라가는 편이다. 

아내가 기쁘면 나도 기쁘기 때문에.


엄마의 기분이 유독 좋은 오늘.

숫자 덕분인지 엄마의 컨디션이 좋다 보니 딸도 덩달아 좋은 듯 

뱃속에서 활발히 엄마의 몸 구석구석을 발로 찬다.

그리고 꼼지락꼼지락. 발가락으로. 손가락으로.


오랜만에 아빠도 느껴보는 아이의 움직임.

질리지 않고 매번 새롭고 신기하다.


엄마 아빠에게 행운이자 행복인 우리 딸 기쁨이.

드디어 우리 식구는 완전체가 된다.

최고의 균형을 이루게 된다.


엄마의 행운의 숫자 이상의 존재.

아빠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기쁨이다.


이제 정말 마음의 준비를 할 때가 되었다.


날씨는 갑작스럽게 추워졌고, 아내도 최대한 배를 따시게 하고 있는다. 

저녁에 갑작스러운 코피에도 당황하지 않고 팽~ 풀어버리는 여유까지 보인다. 

멋지다.


얼마 전에 엄마에게 아빠는 말했다.


왠지 모르게 당신한테서 이제 엄마의 모습이 보여.


많은 생각이 들었는지 눈물을 훔치는 아내.

최고의 엄마다. 내 기준에서는 적어도.


사랑한다 우리 딸. 아빠가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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