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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Dec 09. 2024

D-32, 언제 나가나요

D-32

언제 나가나요


몇 주 전부터 아이는 엄마 뱃속이 이제는 불편한지

수시로 엄마 배를 발로 차고 꾹꾹 누른다.


엄마하고 마냥 교감을 원하는 줄만 알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듯싶어 보였다.

아이의 태동을 느끼고 싶었던 아빠는 오늘도 엄마 배에 손을 조심스레 대본다.


거기 말고 옆구리에 손을 대봐. 거기에 기쁨이 발이 있어.


아내 말대로 손의 위치를 바꿔보니 바로 느껴지는 아이의 발차기. 

확실히 예전보다는 강해진 느낌이다.


얼마나 나오고 싶어 할까.

얼마나 답답해하고 있을까.


아이가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아빠는 말을 걸어본다.


기쁨이 거기 있구나!


여전히 말도 안 되는 노래도 불러본다.


우리 기쁨이 뭐 하나요~

엄마 뱃속에서 뭐 하나요~


아빠 노래에 대한 긍정의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발길질이 순간 거세진다.


[2024년 12월: 엄마 아빠하고 외출에 신난 딸]


아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나오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보임에는 확실하다. 

그럴 때마다 아빠는 아이에게 세상밖에 나오면 실전이고 고생 시작이니깐 

엄마 뱃속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기에 지금을 즐기라고 타이른다.


우리 기쁨이 잘 크고 있겠지?

빠르면 몇 주 뒤에 만나네?

우리 기쁨이 세상 밖으로 나올 때쯤 엄마 아빠는 기쁨의 눈물로 맞이하고 있을게.


평소 눈물이 없는 아빠는 기필코 아이와의 처음 만남에 울 거라고 확신하지만 아내는,


그건 두고 봐야지.


기쁨아, 우리 딸 아빠가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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