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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Dec 16. 2024

D-30, 또다시 찾아온 주일

D-30

또다시 찾아온 주일


어느덧 주말이 되고 일요일이 찾아왔다.

아내와 뱃속의 아이와 함께 아침부터 교회로 가기 위한 준비에 분주했다.

날씨는 추워지고 있고 해도 점점 늦게 뜨지만 교회로 가기 위한 준비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우리 부부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기에 새벽부터 일어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이지.

우리 딸을 생각하면 힘들게 없다는 게 이런 게 아닌가 싶었다.


교회를 간다는 건 종교가 있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일 테지만

부지런 떤다는 거는 모두에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특히 우리 부부에게는.


아내나 나나 평소에도 아침잠이 많다고 하지만 단 한 번도 직장에 늦어본 적은 없다. 

그래도 주말만큼은 편하게 늦잠도 자고 하는 게 낙인 부부였지만 

이제는 태어날 딸을 위해 미리 연습한다 생각한다.

어차피 아이가 태어나면 당분간 잠은 다 잤을 테니깐. 


나의 기상 시간은 오전 6시. 아직은 어두웠을 시간.

오늘도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잠을 깨기 위해 핸드폰의 짧은 영상을 소리 없이 보기 시작한다.

아내는 나보다는 조금 늦은 7시 반쯤 일어난다.


둘 다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니 대략적으로 8시 반.


가는 길에 피곤하고 배고플 수 있으니 집 앞 편의점에서 커피와 빵을 사는 아빠.

그리고 작은 우유 하나를 구입하는 엄마.


그렇게 우리는 기분 좋게 출발한다.


차는 아직 열을 받기 전이라 히터를 틀어도 의미는 없었지만

셋이서 교회에 나갈 수 있다는 마음만큼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차 안의 찬 공기를 따뜻하게 만들었다.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교회.


멀다면 멀게 느껴질 수 있는 거리겠지만 출근하는 길보다 더 간절하고 더 가깝게 느껴지는 거리.

나는 평소에도 스스로를 날라리 성도라고 부르곤 한다. 그렇게 열심히 교회에 참석하고 활동하는 교인이 아니었기에 자기 자신을 그렇게 부른다. 마음을 다잡고 교회생활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나 스스로를 붙잡아 둘 수 있게끔 직분을 맡아서 하는 걸 차라리 좋아하긴 한다. 하지만 그것도 한번 맡으면 빠져들어서 하기 때문에 섣불리 맡아서 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교회에서 정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알기에 때로는 필요 이상의 끈기와 인내를 요구하는 것 같다. 엄마 아빠가 먼저 종교인으로서 바로 서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기에, 어쩌면 이런 생각도 난생처음 해보기 때문인지 더 열심히 나가려고 하는 마음이 있기에, 교회를 향하는 길이 굉장히 가볍기만 하다.


목사님의 말씀과 교회 성가대의 찬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음악을 전공해서 그런가.

눈과 귀가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우리 딸도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찬양을 들으며 평안한 시간이 되고 있었기를.


올해도 벌써 12월. 며칠만 지나면 2023년은 끝나고 2024년이 시작된다.

더 이상 우리 부부 둘만의 시간은 없다. 어떻게 보면 우리 부부가 둘이서 보내는 마지막 12월이 아닐까 싶다.

아니, 벌써부터 셋이서 보내는 시간은 이미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 어느 때 보다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엄마와 아빠. 


곧 엄마 아빠 손 붙잡고 함께할 우리 딸.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엄마 뱃속에서 엄마 갈비뼈를 발로 차는 우리 딸.


아빠가 우리 딸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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