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igantes Yang
Dec 19. 2024
힘들어하는 아내
언제가 될지 아직은 모르는 출산일.
체질과 몸 상태에 따라서 임산부가 섭취할 수 있는 음식에 제한이 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산모가 평소처럼 못 먹기 때문에 남편도 덩달아 살이 빠진다고 하지만, 난 너무 잘 먹는다. 그렇기에 더 미안한 마음이다.
아내가 먹고 싶어서 구입한 음식이나 간식류가 몸에 맞지 않거나 뱃속 아이의 건강과 성장을 위해서 자제해야 한다면 결국 내 입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다.
남편분도 힘드시죠?
언제가 의사 선생님께서 나에게 하신 말씀이다.
난 잘 먹고 있었다. 진료실에서 어색한 웃음만 가득하다.
각자도생이에요 저희 부부는.
아내의 한마디에 의사 선생님은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남편은 옆에서 미안한 기색이 가득하다.
우리 부부는 먹는 걸 너무 좋아한다. 정말 잘 먹는다.
특히 아내는 골고루 잘 먹기 때문에 평소에도 식성이 좋은 편이다.
입이 짧지 않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평소에도 서로 눈치 보지 않고 잘 챙겨 먹는다.
그런 아내가 먹는 게 마음대로 되질 않으니 얼마나 속상할까 싶다.
그래도 그 와중에 남편 챙긴다고 먹고 싶은 거 먹으라는 아내.
상대적으로 아침잠이 많은 엄마는 이른 아침부터 무언가 잘 챙겨 먹는 사람이 아닌데도
아이를 위해서 반강제로 음식을 섭취한다.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는 현실.
우리 딸이 뱃속에서 건강히 자라만 준다면 엄마는 뭐든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하루아침에 식사패턴을 바꾼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닐 거다.
빨리 출산일이 지나길 기다리는 아빠.
그래야 엄마도 그동안 먹고 싶었던걸 마음대로 못 먹고 견뎌야 했던 한을 조금이라도 풀 수 있지 않을까.
냉장고에는 아내가 출산 후 먹어야 라는 음식 리스트가 적혀있다.
어떻게 보면 아빠로서 해야 할 첫 미션인 셈이다.
고생하는 우리 아내.
아빠 입장에서는 엄마가 정말 열심히 관리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엄마는 속상해서 눈물을 흘린다.
그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더 미안한 아빠.
아빠가 많이 사랑하는 우리 딸.
세상밖에 나오면 엄마에게 고생했다고 해줬으면.
말은 아직 못 하더라도.
아빠가 많이 사랑한다 우리 딸.
곧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