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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Jan 17. 2021

벼룩이냐 빈대냐

누군가에게는 어이없이 웃길 수도 있는 얘기

나는 속담에 약하다.


얼마 전에도 아내와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또다시 실수를 하고야 말았다.

전혀 새롭지 않았던 나의 실수에 둘이서 웃느라 뭐에 대해서 얘기하다가 나왔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끼리 하는 일상 대화에서 내가 속담을 쓰고 싶었나 보다.


"빈대의 가죽을 뜯어먹는거지!"


순간 정적이 흘렀다.

상황에 너무나도 맞지 않던 어이없는 실수에 이게 맞나 싶었다.

빈대가 맞나?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저런 표현이 있던가? 


아내에게 빈대가 맞냐는 질문을 했더니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알겠는데 '빈대'는 확실히 아니라고 했다.

나 때문에 본인도 헷갈리니깐 잠깐 조용히 있으라고 하더라.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


찾아보니깐 빈대는 약 5mm 내외의 크기고 벼룩은 그것보단 작은 것 같았다.

벼룩이나 빈대나 크기는 거기서 거기지만,

순간적으로 두 생물체에 미안함 마음이 들었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게 더 잔인할까.

빈대의 가죽을 뜯어먹는 상황이 더 잔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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