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작품을 위한 나만의 규칙

by Gigantes Yang

습관


예당의 하늘 [작품 공연이 있던 5월은 정말 화창했다]


작품 작곡을 위한 공간과 환경은 작품 계획을 세우는 것 이상으로 나에게 너무나도 중요하다. 주변 환경이 너무 깔끔해도, 너무 조용해도 안된다. 그렇다고 너무 정신없어도 안된다. 평상시에는 그렇게 평온한 사람이 음악 작업을 할 때만 되면 극도로 예민해진다.


작품 작업을 하는 내 책상은 늘 정신이 없다. 그다지 넓은 책상은 아닌데도 빈틈없이 많은 것들이 올라가 있다. 오선지, 노트북, 모니터, 필통, 필기도구가 넘쳐나는 연필꽂이, 손톱깎이, 빈 컵 몇 개, 지우개 가루... 뭐 다양하다. 그래도 신기한 건 작품 작업에 사용할 오선지를 놓을 자리는 늘 있다. 내 책상은 365일 내내 이렇게 유지된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정신없이 지저분한 책상의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안정감을 주는 최적의 상태이다. 그래야만 한다. 그렇게 되어 있어야 작품을 쓸 생각이 든다.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갖춰졌으니, 이제 남은 건 작업을 위한 분위기 조성.


모두가 잠들어 있을 새벽 시간은 나에게 작품 작업 시작을 위한 신호이기도 하다. 해가 떠있을 때에는 한없이 늘어지지만, 자정이 넘어간 새벽은 나만의 공간을 차지하고 집중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간이다. 그렇다고 너무 조용하면 안 된다. 약간의 잡음은 필수다. 그렇기에 노트북 화면 속에는 2시간이 넘는 영화가 틀어져 있다. 짧은 영상은 선호하지 않는다. 대사 비중이 적은 액션 영화를 자주 틀어놓지만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켜 둔다.


너저분한 책상과 나만의 공간이 약속된 새벽.


책상에 앉자마자 작업이 시작되지는 않는다. 약간의 예열을 가할 시간이 필요하다. 무조건 30분에서 1시간. 그러고서 정각에 시작되는 작업. 모든 작업은 정각에 시작한다. 12시, 1시, 2시... 단 1분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하루에 단 한마디밖에 못쓸지라도 이러한 과정은 절대적이다. 20년 된 나만의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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