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뱀 : 내 아를 낳아도

아들 아들 아들

by 매디Mady

나는 대나무 숲이다.

오랜 기간 샵을 운영했고 단골이 많은데다

소개로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들은 건 밖으로 안 나오도록 한다.


브런치에 쓰는 글들은 대부분

아주 오래 전 이야기를 각색한 것들이다.


오늘은 풀뱀 이야기다.



풀뱀 : 골프장에서 남자들을 유혹하는 꽃뱀.


글쎄 나랑 볼 치러 다니는 놈 하나가

이번에 재혼을 해.


아, 돌싱이신가봐요.


아니!!!!

와이프랑 딸한테 재산분할 해주고 바람난 여자랑!!!


OMG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아내와의 사이에 딸을 하나 둔 그는

그녀와 골프모임을 함께하는 친구라고 했다.


진심으로 골프에 미친 사람들의 모임이라

불륜 이런 건 없고 사업얘기나 하는 그런 모임이다.


근데 이 놈이 언제부턴가 이상하더랜다.

옷도 좀 야해지고 브랜드도 젊은 애들 입는 거 입고

모임에 종종 빠지더니 급기야 이혼한다고.


선생님, 들어봐.

요즘 젊은 사람들도 골프 많이 치잖아.

근데 젊은 애들은 나이 많은 유부남이랑 그런게 쉬워?


글쎄 20대래 20대.

미친놈이지 아주. 내가 얼마나 욕을 했는지 몰라.


어머, 저보다 한참 어린걸요.

저희는 저희끼리 치지 그렇게 나이 많은 사람들이

돈내는 골프 나가는 애들은 따로 있어요.

그래. 그러니까!

뭐 가끔 필드 좋은데 가고 싶어서

그러는 애들 있나보다 했는데

아주 어? 젊은 애들이 적극적이더라니까?


어머어머...

그래도 보통은 일회성 만남이지

결혼까지는 처음봐요.


그래! 이혼까진 안해. 바람 피는 놈이야 많지!

미친놈이...임신했대. 임신!


허억!!!


재력가 치고 순진했던 걸까

아니면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했던 걸까


그는 그녀와의 사이에 아이가 생겨

조강지처와 딸에게 재산분할을 대충 5억 씩 해주고

20대 내연녀와 살 집을 신도시에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5억이요...?

흠...


두 사람에게 5억이라.

그 분의 재력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나 같음 이혼을 안 해줄 것 같았다.


너무 약소하지 않은가.

내연녀를 선택한 남편이라니.


무너진 자존감과 무너진 가족의 가치가

어떻게 5억으로 퉁 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뱃속에 있는 그 아이가

정말로 그의 아이이긴 한걸까?

그 또한 낳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 아닌까.


그새끼 그거...

그렇게 아들아들 노래를 부르더니...

딸도 다 컸어 대학교 다녀.

무슨 노망이 든것도 아니고 아휴...그렇대.


아...요샌 듣기 힘든 이야기를 들어서

잠깐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러니까 아들이 확실 한건가?

성별이 나오는 게 5개월 쯤 이던가?


하하.


부디 그 풀뱀의 아이가 그의 아들이 맞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 유치원 다니겠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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