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에서 벚꽃까지
어느 차갑고도 따뜻한 계절에
'나'란 꽃봉오리가 세상에 돋았다
11월 겨울에 맨 몸으로 세상에 났어도
어머니의 품에서 겨울의 따스함을 느꼈겠지
세상엔 네 가지의 계절이 돌고 돈다
세상살이 너무 지루해하지 말라고
때가 되면 분홍색 꽃잎을 흩날려주고
좀 지나면 꽃 같은 눈도 하늘에서 내려준다
봐, 하늘에선 비만 내리는 게 아냐
회색 아스팔트길을 덮어주는 하얀 눈도 내려
그러니 하늘을 원망만 할 필요 있을까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내 인생엔 늘 겨울과 봄이 있었다
그 둘은 맞닿아서 한 해의 끝과 시작을
뫼비우스 띠처럼 돌며 끝이다 싶었을 때
'다시'란 희망을 품게 한다
한겨울 햇빛 한 줄기에 얼어붙은 길이 녹고
누군가 건네준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추위를 녹이며 모락모락 나는 김에
겨울에도 봄이 피어날 수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눈이 내리면 창문을 열어 나무를 보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길
'예쁘게 나무에 눈꽃이 피었구나
너를 보고 겨울을 견딜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