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르윈> 난 온 세상을 돌아다녔어요

겨울날의 내뱉은 한숨 같은 내 삶

by Sehy




"hang me, oh hang me. I'll be dead and gone.


hang me, oh hang me, I'll be dead and gone.


I woulnd't mind the hanging. but the layin' in the grave so long."


<인사이드 르윈>의 'hang me, oh hang me' 가사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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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영화 <인사이드 르윈>이 시작할 때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오스카 아이삭役)는 'hang me, oh hang me'라는 미국의 포크송을 부른다.

'날 매달아 줘요'라는 제목마저 슬픈 이 곡은 미국의 오랜 포크송 중 하나로 이곳저곳 오래 떠돌이 생활을 하다 지친 화자의 고된 삶을 노래하는데 이는 마치 앞으로 펼쳐질 르윈 데이브스의 삶을 암시하는 듯하다.




뉴욕의 추운 겨울, 차가운 바람을 막아줄 코트 하나 없는 데이비스. 듀엣가수였던 그는 동료가 자살을 한 후 솔로앨범을 냈으나

판매량이라고 할 것 없는 실적에 그는 한 손으론 옷깃을 움켜쥐고 다른 한 손으론 생계수단인 기타를 쥐며 일거리를 찾아다닌다.

한 몸 누일 집 하나 없어 여러 집의 소파를 전전하며 사는 그의 삶은 우연히 맡게 된 고양이를 닮았다. 누구 하나 기꺼이 맡아주겠다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짐짝 같은 신세가 되어버린 데이비스. 주인 없는 고양이에겐 길거리의 삶만이 있는 것처럼 지금 그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데이비스. 집 없이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그에겐 차디찬 뉴욕의 겨울바닥만이 그의 앞에 펼쳐질 뿐이다.

이것이 겨울보다 냉혹한 그의 현실이다.






클럽, 음반사무소, 전 여자친구.. 그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던 그. 이젠, 자신이 꿈꾸던 꿈마저 사치라 느껴 이제 꿈을 버려야 하나 하는 기로에 서던 그는 어느 날 한 음악프로듀서가 주최하는 오디션이 있다는 말에 시카고로 향한다. 그리고 가는 길에 들른 화장실에서 본 누군가의 낙서.




"What are you doing?"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지금 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 걸까. 화장실에서 던져진 블랙코미디 같은 물음은 지금까지의 그의 여정, 그리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으나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그의 여정의 정곡을 찌르는 물음일 것이다. 이는 그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에게 가장 많이 하는,


절대 거짓말할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질문이 아닌가. 나는,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hang me, oh hang me. I'll be dead and gone.


(날 매달아 줘요, 나는 죽어 사라질 거예요)


hang me, oh hang me, I'll be dead and gone.


(날 매달아 줘요, 나는 죽어 사라질 거예요)


I woulnd't mind the hanging. but the layin' in the grave so long.


(매달리는 건 괜찮지만 오래 무덤 속에 누워있는 건 싫네요)


poor boy, I been around this world


(가엾은 소년 같으니, 난 온 세상을 돌아다녔어요)"


<인사이드 르윈>의 'hang me, oh hang me' 가사中



처음처럼 엔딩에서도 같은 노래로 끝나는 영화 <인사이드 르윈> 은 르윈의 녹록지 않았던 삶을 보고 난 후라 더욱 깊은 여운을 준다. 살기 위해 꽁꽁 언 얼음길도 마다하지 않고 돌아다녔으나 마침내 다다른 곳도 여전히 얼음길인 그의 삶.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보고 듣고 느끼고 해 볼 것도 다 해봤으나 더 변할 것도 없으니 이제 미련 없이 가도 된다고 말하는 주제곡은 주인공의 녹록지 않은 삶에 대한 체념이 느껴져 더욱 겨울날에 내뱉은 한숨처럼 허무하게 느껴진다.


이제 다음은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온 세상을 돌아다녔는데 더 갈 곳이 있을까.

더는 없다면 이제 난 놓기만 하면 되는 걸까. 다 놓아버리면 삶이 지금처럼 힘들진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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