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나가는 거라고 누군가 얘기해 준다면
기어코 겨울이 왔다
하얗고 검푸른 밤이
하늘에서 내리고
나의 눈물도 함께 흐른다
아직 미지근한 추위는
밤을 꽁꽁 얼리지도
데우지도 못하고 가만히
내 옆에서 그림자놀이를 한다
나의 베개를 베고 함께 누우련?
겨울밤에 갈 데 없는 것이
안아줄 이 없는 것이 나와 같구나
설익은 겨울이 왔다
허옇고 쌉싸름한 맛이
입안에서 맴돌다
나의 눈시울을 탁 치고 간다
아직 어정쩡한 추위는
오늘도 내 방에 들르고
내 눈치를 보다 먼저
이불 한편에 자리 잡는다
나의 외로움을 내 등으로 읽었구나
겨울밤에 문 열어줄 이 하나 없는
쓸쓸함을 저 술잔으로 맛보았구나
곧 헐벗은 겨울이 올 것이다
하얗고도 검푸른 것이
하늘을 온통 덮고
내 마음도 덮을 것이다
그때도 네게 내 옆자리를 내어줄 수 있을까
뜨겁고도 차가운 계절이라고
너를 만지며 느낄 수 있을까
겨울은 지독하지만
아주 나쁘지만은 않아
겨울에도 살 건 살고 필 건 피잖니
제 목숨은 다 제 것이니까
그러니 기어코 겨울이 와도
내 맘에 하얗고 검푸른 멍이 들어도
다 괜찮다고 그거 별거 아니라고
다 지나가는 거라고 누군가 얘기해 준다면
내 인생에 지독한 겨울이 와도
하얀 희망을 검푸른 불안이 감싸도
다 괜찮다고 그거 별거 아니라고
다 지나가는 거라며 버틸 수 있을 텐데
아무리 기다려도 누군가가 오지 않는다
.
.
똑똑똑-
지나가는 추위야
나의 베개를 베고 함께 누우련?
inspired by <나의 아저씨>
그리고 서둘러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누군가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