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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 Nov 07. 2022

그럼에도 불구하고 Serendipity

불황 속에서도 내가 지켜나가야 할 태도에 대해

"저희 신용등급이 AA- 임에도 불구하고 실질 조달금리가 6%가 넘어갑니다. 하방이 막혀있으면 좋겠고, 위로는 최소 7%의 요구수익률을 확실이 맞출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기업 규모가 너무 작으면 좋지 않습니다. GP 성과보수의 기준이 되는 Hurdle rate도 7% 가 넘었으면 합니다."


한 LP(Limited Partner, 유한책임사원, 투자자)가 지난 달 내게 해준 말이다.


사모펀드(GP, General Partner, 무한책임사원) 입장에서 이런 금융시장의 불황은 투자 대상 기업가치에 대한 협의를 상대적으로 원활케 한다. 즉,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기업을 사서(투자해서) 성장시킬"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이다.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중소기업도 단순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제조업으로의 전환속도가 빨라지는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산업용 가스를 제조하는 G사에 투자 의사결정을 했다. 이런 Macro에 대한 판단이 금리에 영향을 받을 만한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멍청한 짓인가?  


그래도 이렇게 얼어붙은 투심 속에서 무리하게 프로젝트를 끌고나가봐야 상처만 커질 듯했다. 때로는 관망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 사람의 실력은 잘 모르겠지만 신뢰를 하고 있습니다."


한 대표님이 나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주며 건넨 말이다. 함께 프로젝트를 해본 적은 없어 실력은 잘 모르겠지만 신뢰는 한다. 묘한 말이다.  


무료함을 못 견디는 타입이라 항상 뭔가를 하고 있던 일상, 호기심은 많아 이 산업 저 산업 전문가들을 만나가며 배움을 즐겨왔던 일상, 그래도 죽기는 싫어 필라테스, 웨이트트레이닝을 쥐어짜내 듯 하고 있는 일상, 마지막으로 약속한 것은, 답변해야 하는 것은 피하지 않았던 수 많은 그 '때'들.


그런 '때'들을 지켜봐왔던 이들이 나를 신뢰하는 것은 아닐까. 결국 태도로 돌아오는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Serendipity. 내가 평생 가져가야 할 단어 같단 생각이 든다. 호감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인연과 나눔, 포용력이 만들어 내는 재미진 일상을 표현하는 단어 같다.


이런 금융환경에서 내가 해야할 일들이 더 명확해진다. 사회적 거리는 잠시 뒤로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누고 다음 실행을 위한 준비를 해나가는 것.


외근 전에 여과없이 남겨보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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