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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 Dec 02. 2023

중량, 자세, 협응력

견딜 수 있는 힘, 올바른 자세에 대해

일년 째 함께 하고 있는 트레이너 선생님과 요즘 중량 올리기가 한참이다. 3대 운동을 중심으로 기초훈련만 수개월을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조금 버거운 수준의 고중량 운동을 메인으로 두고, PT는 일주일에 한 번 자세점검, 그리고 선생님이 짜준 프로그램 수행 결과를 리뷰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한 두 달 사이에는 한 단계 성장을 위해 평소보다 평균 20kg 정도 중량을 높여 운동을 한다. 그러다 보니 5세트 목표 중 3세트가 넘어가면서 슬슬 힘이 빠지면서 다치지 않을까 겁이 난다. 




지난 수업 시간은 트레이너 선생님과 평소 약점이었던 벤치프레스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벤치프레스 역시 3세트가 넘어가면 셋업 시 바닥에 밀착시켰던 엉덩이가 뜨면서 하체로 들어올리는 느낌 때문에 가슴의 자극이 덜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나의 고민에 대한 그의 답은 이랬다. 


“벤치프레스는 가슴을 타겟하는 운동이긴 하죠. 하지만 저는 벤치프레스를 가슴운동으로만 정의하지 않아요. 일단 벤치프레스는 중량을 밀어내는 운동이예요. 그리고 일단 근육의 볼륨을 키우려면 중량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어요. 근육이 커질 수 있게 신전을 충분히 해주고, 가슴과 골반, 그리고 하체까지 몸의 협응력도 함께 생각을 해야하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그 중량을 견뎌낼 수 있는 올바른 자세에 대해 학습을 하고 이를 습관화하는 겁니다. 우리는 수개월 동안 그 자세를 몸에 익힌 거구요. 협응력의 관점에서 고중량 벤치프레스를 할 때 골반이 조금 뜰 수도 있고, 하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고중량을 견뎌낼 수 있는 올바른 자세, 중량을 들어올리기 전 익혀야 하는 올바른 자세. 나는 이게 우리가 하는 업業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모펀드에서 지분 투자를 할 때 우리가 제일 먼저 파악하는 것이 기업의 골격인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다. 투자 후에는 우리가 투자하는 자금을 견뎌낼 수 있는 올바른 자세, 즉 그에 맞는 가버넌스를 만들어가는 일을 한다. 그리고 성장을 위한 목표를 정의하고,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기업의 경영진과 함께 설정한다. 내가 운동을 하는 이유도 앞으로 만날 더 좋은 경험과 인연을 담기 위한 든든한 공간을 만들어 가기 위함이 아닐까도 싶다. 


*그림은 DALL-E로 만들어 본 도시와 벤치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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