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선을 넘다

사람 간 거리

by 송기연

"선을 넘네"


누구나 자기만의 마지노(Ligne Maginot) 선이 있다. 흔히 하는 이 단어의 뜻을 찾아봤다.

마지노 요새라고도 불리는 이 표현은 프랑스가 독일과의 전쟁을 염두에 두고 1929년부터 1938년까지

국경지대에 설치한 대규모 요새지역을 말한다고 한다.

당시, 프랑스 전쟁부 장관이었던 앙드레 마지노의 이름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전쟁에 대비할 용도로 만든 요새지만 결국 독일은 1940년 마지노선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고 한다.

최후의 방어선이라는 개념으로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탁상행정에 의해 의미 없이 조성된 방어선이었다.


우리는 사람 간 관계에서도 이런 추상적인 개념으로 나를 둘러싼다.

그리고, 그 기준을 넘는 순간 나의 사적인 영역이 침범당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허용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서는 것은 내가 존중받지 못하는 상태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타인의 선도 넘는다.

의도이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의 마지노선이나 타인의 마지노선이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나 본능적으로는 알 수 있다. 현재 나의 말이, 행동이, 의도가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걸쳐 있는지 아닌지.

우리는 늘 완충지대에 머무른다. 거기서 한 발자국을 더 나아가느냐 아니냐가 문제다.


나도 타인도 그 선을 명확히 알 수 없다.

알 수 있는 것은 상대의 반응이다. 때로는 전혀 반응이 없을 수도 있다.

다만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다.

누구나 타인의 선을 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무리 나의 의도가 선하거나 좋았다고 해도 항상 기준은 타인에게 있다.


나의 선이 중요한 만큼 타인의 선도 중요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부산남자의 스몰토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