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우연한 역전은 없다.
스포츠경기는 뭐니 뭐니 해도 역전극이 재미있다.
농구는 버저비터, 권투는 카운터 펀치, 야구는 끝내기 홈런, 축구에는 승부차기 등이 있다. 모두 지금까지의 상황을 뒤집으면서 결과를 반전시킨다. 이를 우연이 만들어낸 기적이라면서 시샘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실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전략 중 하나일 것이다. 마라톤 경기를 보면 선수마다 스퍼트를 올리는 구간이 다르다. 어느 시점에서 승부를 걸 것인가는 상황마다 다르다. 하지만 우연 같은 회심의 일격은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 철저하게 계획된 여러 시나리오 중에서 하나일 수도 있고, 상황에 따른 빠른 판단의 결과이기도 할 것이다. 단지, 나이스 타이밍이 우연처럼 보일 뿐이다.
전쟁에서는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싸우고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상수요, 아예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최고의 고수다. 판세를 훤히 내다보는 것은 바둑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상대의 두 수, 세 수를 내다보면서 치열한 전략을 세우고 실천하며 또한 바꾼다. 매 상황마다 준비된 시나리오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가장 적절한 시점에 가장 강한 힘을 쓰는 것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로봇 만화영화에서는 항상 필살기를 맨 마지막에 쓴다. 한 번에 일격을 날리는 것에는 상황에 대한 명확한 판단력과 빠른 결정이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전성기가 있다.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슬럼프도 찾아온다. 인생도 에너지 파동처럼 오르락내리락한다. 말로는 매번 꽃길만 걸으라고 하지만 현실은 마음만 같지 못하지 않은가. 슬럼프가 찾아온 누군가도 언젠가는 다시금 전성기의 실력을 발휘하고 싶지만 매번 확실한 때는 오지 않는다. 시간만 상황에 아랑곳없이 흘러갈 뿐이다. 노쇠한 의지와 무뎌진 실력의 칼날은 칼집에서 나올 생각을 못한다. 아니 나와봤자라는 생각에 더 꼭꼭 몸을 감추려 하는지도 모른다.
나 아직 죽지 않았어!라고 소리치고 싶은가?
이건 나이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적절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음도 아니다. 우리가 타인을 볼 때에는 회심의 일격을 날려서 전세를 역전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차근차근 가벼운 잽으로 상대에게 대미지를 쌓게 한 후라야 일격이 가능하다. 그냥 보면 한 번에 우연히 상황이 역전된 듯하지만 실은 쌓고 쌓은 빌드업의 결과이자 치열한 노력과 전략의 결과라는 말이다.
세상에 우연한 역전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