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강의 파이팅이 있는 삶
"요즘 형님은 어디서 도파민(dopamine)을 얻습니까?"
해병대 출신 운동 잘하는 동생의 질문이었다. 뜬금없는 질문이라 즉답을 하지 못했다. 그 친구는 미라클 모닝으로 매일 아침 3~4km를 달리는 파워캐릭터이자, 에너자이저다. 나는 어떤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을 곰곰이 해봤다.
도파민은 우리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 쾌락과 행복감, 의욕, 몰입에 관여한다고 한다.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솟아오르는 나름의 일이 있을 것이다. 요즘 많이 하는 러닝도 처음에는 힘들지만, 조금만 달리다 보면 중독처럼 즐기지 않은가? 비단 운동 외에도 인간은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몰입과 즐거움을 얻는다. 나는 게임을 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면서 즐거움도 얻고, 스트레스도 받지만, 게임 자체에서 얻는 쾌감도 엄청나다고 말한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몰입하지 않은가? 더 세부적으로는 빵을 좋아하는 사람, 술을 좋아하는 사람, 커피 마니아도 엄청나게 많다. 음악이나 그림, 글쓰기 같은 취미활동에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몰입이 있다. 젊은 청년들은 SNS활동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지만 그에 못지않은 즐거움과 쾌락도 함께 얻는다고 한다. 유튜브나 틱톡의 쇼츠영상은 짧은 시간에 사람들을 몰입시키는 대표적인 콘텐츠다.
하지만 운동만큼 도파민이 나오는 것은 없다.
나에게 질문은 한 동생도 아침 달리기, 크로스핏, 역도, 요가 등 만능 스포츠맨이다. 나 역시 크로스핏을 시작한 지 4년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은 나이에 비해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 다람쥐 챗바퀴처럼 반복되는 생활에서 운동은 거의 유일한 도파민 생성처다. 크로스핏을 하면서 가끔은 상의를 탈의한다. 유독 힘든 프로그램이 있는 날에는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의 파이팅 소리와 거친 숨소리들은 몸속에 조금은 남아 있는 아드레날린을 끌어올리게 만든다. 이제 도저히 들 수 없는 상태에서도 상의를 탈의하고 나면 조금의 힘이 더 생기는 느낌이다. 하지만 나이도 있고 해서 최대한 무리하지 않으려 하지만, 귀를 울리는 강력한 비트와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의 고함치는 소리가 더해지면 조금의 힘이 더 생기는 느낌이 드는데, 이게 도파민 아닐까 싶다.
도파민이 생기는 일이 있어야 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게 없으면 삶은 너무 루즈해진다. 어느새 조금은 익숙해진 크로스핏 운동도 조금 더 밀어붙여봐야겠다. WOD가 끝나고 쓰러지는 경우가 예전만 못했던 것 같다. 도파민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삶이 액티브해지려면 조금은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온몸에서 땀이 비 오듯 할 정도로 운동을 하고 왔다. 운동 외에 관심이 가는 파이썬 공부, 글쓰기, 종이접기, 건프라 등 관심 가는 분야는 끊이지 않는 게 직업적 관심인지, 운동으로 인한 도파민인지는 모르겠다. 아 계속 잘 보고 있는 미드도 베스트 관심영역이긴 하다. 삶이 무료하는 순간은 안 왔으면 좋겠다.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