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연은 불꽃같은

뜨겁지 않게, 밝게

by 송기연

원래 사람 간 인연이란 것은 유한하다.

굳이 비유한다면 불꽃과 같지 않을까 싶다. 너무 가까우면 뜨겁고, 멀어지면 온기를 느끼기 어렵다. 적당한 거리가 된다면 온기와 함께 어두움도 밝혀준다. 하지만 삶은 보통 그렇지 못해서 여러 문제와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무리를 이루고 사회를 만들어가면서 여러 관계가 발생한다. 사회생활 중 일 자체보다는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움을 토로하지 않은가.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원래 삶은 그런 것이다. 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자기 삶을 살지 못한다. 하루 24시간 중 자기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어떤 이는 관계와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럴 수 있다. 사람마다 우주는 다른 법이니까. 지금은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얽히는 것이 정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롯이 혼자 서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다르게 보면 많은 선택지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집순이, 집돌이 성향인 사람들은 혼자 있어도 할 일이 많다. 새로운 것, 좋아하는 것들이 세상에 가득이다. 즐기고 맛보는 것들도 억지관계로 인해 신경을 쓰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인연은 적당할 때 오래 유지된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받는 여러 고민거리를 기꺼이 감당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보다 큰 가치를 발견한다면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 당연히 그렇지 않은 사람 역시 존재한다. 지금도 나는 너무 가깝지 않으면서 아주 좋은 관계와 인연이 있다. 거리를 조절한다고 해서 생존을 걱정하던 원시 시대는 지났다.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나가고, 모든 선택의 기준이 나에게 있음을 발견할 때 인생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때로는 억지로 인연을 늘릴 때가 있다.

생각해 보자. 나에게 따뜻한 열기와 빛을 주는 역할은 세상에 딱 하나가 아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때 오히려 소중한 관계가 오래될 수 있다. 역설적으로, 뜨거운 소수의 불꽃보다 적당히 밝은 여러 불꽃을 주위에 넓게 두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 나는 이제 두 번째 선택을 하려고 한다. 항상 악수에는 욕심이 따른다. 과한 욕심은 화를 부르는 법이다. 명상이 필요한 것은 가만히 숨을 죽이며 주위를 돌아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직접적인 명상이 아니라도 한 번 정도는 쉬어가는 쉼표가 필요하다.


하고 싶은 일은 계속 등장 중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화를 내야 하는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