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경영은 디자인과 경영을 합친 말이다.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디자인을 통한 경영이 된다. 직접적으로는 경영에 디자인을 활용한다는 것인데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브랜드 정도 아니겠는가. 조금 더 들어가 본다면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디자인을 중요한 핵심전략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더욱 확대된 개념으로 본다면 기업 전반에 걸쳐 디자인적 사고를 적용한 혁신이나 변화를 추구하는 전략을 기업이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디자인 주도'라는 말이 어울리는 경영을 말한다. 이런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애플이 가장 먼저 떠오르겠지만 다이슨, 기아자동차도 대외적으로 디자인 중심 기업을 천명하고 있다. 기술과 품질의 수준이 비슷해진 현재는 디자인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간 큰 기업은 없을 것이다.
디자이너는 순수예술가가 아니다.
디자이너의 손끝에 만들어지는 결과물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상업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물론, 비상업적 성격의 디자이너들도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공익성 있는 디자인을 위해서는 소속된 조직이 운영가능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상업적 성격에서 크게 멀어질 수는 없다.
디자이너는 그래서 경영을 알아야 한다.
디자인 자체와 관련된 기술이나 트렌드 등은 종사하고 있는 디자인 산업의 특성에 따른다. 엔지니어와 협업하지 않고, 사용자 심리분석이 필요치 않은 디자이너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경영지식은 모든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외에 알고 있어야 할 첫 번째 소양이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회사나 조직, 단체에 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는 회사원이나 프리랜서, 창업자나 공무원처럼 다양한 형태로 일할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조직에 속한다. 그리고 그 조직은 상업적 결과를 도출해야 운영되고 유지될 수 있다. 디자이너가 다른 직종의 직업인과 마찬가지로 경영을 알아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다.
경영은 무기를 가지고 싸우는 치열한 싸움이다.
그 무기는 저렴한 가격, 좋은 품질, 친말한 고객관계 등 다양하다. 유사한 무기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때 경쟁자와는 다른 나만의 성능 좋은 무엇인가 필요하다. 디자인이 그 비밀무기가 되고, 이 전략을 위주로 회사를 경영할 때 제대로 된 '디자인경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경영은 어떤 세부분야라도 동일한 조건이 주어지는데 그것은 "한정된 자원"이다. 예산, 기술, 인력 그 어느 것도 무한대인 자원은 없다. 그래서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해서 목표시장에서 경쟁자 대비 우위를 점해야 한다. 과연 디자인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기업은 다양한 경영전략을 사용해 왔다.
규모의 경제, 뛰어난 품질, 최첨단 기술, 고객과의 우호적인 관계 등은 기업이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시장과 고객은 늘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경쟁자는 날로 힘이 세진다. 지금의 성공한 전략이 내일의 성공까지 보장하지 못한다. 기존 경영전략의 자리를 디자인이 대처한다는 것은 큰 의무가 생기는 일이다. 지금까지 디자인 기업경영 일선에서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있었다.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다 아름답고 사용하기 좋게 만들면 임무는 끝났었다. 여기에 조금 더한다면 기업과 제품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하는 처음 단계만 잘 수행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객의 사용자 경험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 이해관계자의 정체성 확립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어느덧 디자인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는 반드시 찾아볼 수 있는 중요한 경영전략 수단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디자인 자체만 보는 것은 공모전뿐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마주하게 되는 경영현장에서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디자인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현상과 복잡한 이해관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디자인은 기획, 개발, 생산, 품질, 전달에 이르는 전 과정에 경영적 이해관계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전략, 원가, 품질, 마케팅, AS, 고객관리 어느 것 하나도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학생 때는 그저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분야의 디자인을 마음껏 표현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경우는 드물다.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선 혹은 부분적 변화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그리고, 엄청난 제약도 함께 만나게 된다.
디자인은 기업의 최종목표가 아니다.
기업은 고객을 확보하고 니즈를 충족시키며 끊임없이 유지,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디자인은 그 전체 과정을 이루어가는 여러 전략 중 하나이다. 하지만 디자인은 아주 유용한 도구다. 투입되는 자원 대비 뛰어난 효율을 가진다. 그래서 경쟁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거나 경험이 많지 않은 기업이 활용하기에 좋다. 질서를 뒤집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같아서는 안된다.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는 단 한 번의 실패는 시장에서의 퇴출을 의미한다. 일단 살아남을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후일도 도모할 수 있다. 그 수준까지 단번에 올라갈 수 있는 여러 전략 수단 중 디자인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런 설득과 공감이 통해야 경영적 판단을 해서 디자인에 자원을 배분하게 할 수 있다.
디자인경영은 이렇게 설명된다.
다양한 경영분야에 디자인을 적용한다는 것은 "디자인 관점"에서 판단대상을 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기준이 있지만 여기서는 6개의 질문을 통해 진행하려 한다. 5W 1H라고 불리는 것으로 객관적인 상황을 설명하는데 특화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치열하고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경영적 판단에도 이 질문은 유효하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라는 6개의 의문사는 다양한 경영상황에 대해 대답하게 한다. 6Q를 비즈니스 항목에 대입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누가(Who) : 이해관계자(고객)
· 언제(When) : 타이밍
· 어디서(Where) : 목표 시장
· 무엇을(What) : 제품과 서비스
· 어떻게(How) : 방법
· 왜(Why) : 명분과 기대효과
우리는 매일 수많은 질문을 받거나 던지며 살아간다.
이런 질문들은 때로는 단순한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때로는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한 열쇠가 되기도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은 성공적인 사업 계획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하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6Q 역시 그렇다. 특히 AI 시대에는 질문의 힘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보라. 제대로 된 질문이 있어야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질문은 모든 사고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