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천국의 맛

무지개 데이에 과몰입한 나

어린이집 선생님의 업무는 보육과 활동 그리고 행사?

by 시현

샘들은 못하는 게 없어 보인다. 아이들 교실은 볼 때마다 조금씩 달라져 있다.

이로 만든 감이 주렁주렁 열여 있기도 하고, 휴지심으로 만든 꽃이 피어 있기도 했다. 아이들의 작품들로 복도는 늘 전시회장이 되고 만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업무는 정말 많다.

담임교사는 종일 아이들과 같이 생활을 하며 세심한 보육을 한다.'보육'이란 두글자에 담기엔 그 일이 차고 넘친다.

하지만 담임교사의 주업무는 주간 계획안으로 공지한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는 것이다. 외부강사가 진행하는 수업을 제외하고는 활동에 대한 구상과 준비는 담임교사의 몫이다.

처음엔 여기서 끝인 줄 알았다.


하원 지도를 마친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활동 내용을 각 가정에 글과 사진으로 달한다.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전달하는 건 무엇보다 중요해서 말로 자세히 한다. 신입 샘들한테 학부모와의 통화는 편한 업무는 아니다. 간혹 아이가 다치거나 친구와 사소한 마찰이 있는 날에는 더욱 조심스럽다.

짧은 통화에서도 중요한 내용이 전달되어야 하고 객관적이고도 따듯한 시선이 담겨 있어야 뒤탈이 없다. 근속연수가 지혜로 발휘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나는 식재료 검수서를 쓰면서 통화내용을 어쩔 수 없이 엿듣게 다. 조마조마해질 때가 많다.

15년 전과는 학부모, 선생님, 원장의 관계가 사뭇 달라졌씀을 느낀.




여기까지가 어린이집 보육교사 업무의 끝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선생님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아이들의 웃음과 많은 귀여운 사진은 생성되지 않겠지만 말이다.

제조기는 바로 행사이다. 생일파티, 크리스마스, 어린이날, 여름 물놀이, 체험학습, 설 추석 명절 행사 등...

정말 어린이집 일 년은 행사로 가득 채워져 있다.

우리 원은 행사가 아주 많다. 많을 뿐 아니라 어설프게 하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

온천놀이는 나도 하고 싶었다

작년에는 코로나가 극심해서 현장학습도 나갈 수 없었다. 준비까지 다 마친 행사도 번번이 취소되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불평이 없었다. 마스크도 잘 쓰고 웃고 뛰고 잘 놀았다. 순한 행사가 필요했다.


<노랑 데이>는 말 그대로 노랑과 연상되는 모든 걸 해 보는 날이다.

아이들의 반응이 좋아서 올해는 '무지개 데이'로 재현했다. 원감이 내게 무지개색 머리핀이라도 하고 오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나는 머리핀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음식을 무지개색으로 다 할까도 생각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모자가 전날 도착했다. 사진 그대로였다. 모자를 써보는 내게 딸이 물었다.

나는 들떠서 답했다.

"내일이 무지개 데이거든... 이 정도 해줘야"

딸이 흘끔 날 보더니 다시 제 휴대폰으로 눈을 옮기며 말했다.

"엄마... 너무... 과몰입한 거 아냐?

'과몰입... '

처음 듣는 말인데도 무슨 뜻인지 단박에 알 것 같았다.

다시 거울을 보니 정말 '무지개날 과몰입'의 연관 이미지 체였다.

딸의 조언을 겸허히 받아들여 오후 간식만 오색수제비로 살짝 힘줬다.

무지개데이 나의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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