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은 혼자 하면 재미없다.
정말 사회성 떨어지는 나도 자유수영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게 좋다.
한두 바퀴 돌고 나면 숨차고, 숨차면 쉬고 싶은 게 수영인데, 혼자 하면 수영장 가장자리에 붙은 조가비마냥 자발적으로는 영 움직여지지가 않는다. 시키는 사람이 없으면 멀뚱멀뚱 서 있다 '이만하면 됐다.' 빨리도 체념하고 수영을 끝내게 된다.
이것이 아무리 친목이 귀찮고 싫어도 짱인 반장 언니에게 굽실댈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하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그냥 포기했다.
'수영에 진심'이라는 그 열정만 가지고도 그럭저럭 팀에 붙어 있을 수 있는 실력이 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끼리끼리 모여 수다 삼매경에 빠지고, 선생님이 한마디 하시면 열 마디를 하는 회원들이 있기 때문에 나 같은 진심 수영인이 또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꾀부리는 소리를 해도 내가 맨 앞에서 눈을 반짝이고 있으면 어떻게든 운동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얼마 전 선생님이 몇 바퀴 돌라고 하자마자 여기저기서 불평이 쏟아졌다.
"힘들어 죽겠다!"
"쉬엄쉬엄 하자!"
"그걸 어떻게 돌아!"
그러자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회원님들 하라는 거 아닌 거 알잖아요. 여기 1번 회원님만 바퀴 수 채우는 거 다 알면서 그래요. 그냥 뒤에서 다들 잘 따라붙으셔요."
평소 선생님의 모든 시선과 관심을 독차지하고 싶어 하는 반장님도 뭐라 할 말이 없었나 보다. 다들 '맞다 맞아' 하면서 웃고 말았다.
언제든 진심은 통한다.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하는 모습을 발견하면 스스로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다. 그 옛날 체력장 만점도 못 받던 내가, 전교 단 2명뿐인 미만점자 중 하나였던 내가 이렇게까지 해내다니. 나에게는 올림픽 금메달만큼이나 불가능한 일이 현실이 되었다.
어쨌든 수영에 진심인 여러분!
수영은 혼자 하지 마시고, 꼭 수영 강습에 등록하시길.
제대로 늘지 않는 것 같은 좌절과 그 정글 같은 아줌마들의 텃세가 있다 해도, '수영은 즐겁다'는 그 사실을 꼭 기억해 내시길!
수영만으로도 이렇게 10회 연재를 할 수 있을 만큼 수영은 다채롭다는 사실을 꼭 발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