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수영장은 그리 깊지 않기 때문에 멋지게 포물선을 그리는 다이빙은 쉽지 않다. 대체로 다이빙대가 없는 수영장이 많아서 입수 자체도 제자리 폴짝이다. 하지만 드물게 다이빙대가 있다 해도, 생각보다 높고 경사진 그 위에 서면 왠지 더 물이 무섭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매번 벽 차고 나오는 출발은 폼이 안 난다.
앞서 말했지만 수영은 폼인데 말이다.
다들 마음속으로는 김우진, 황선우겠지만 실상은 배치기, 허벅지치키, 드물게 얼굴치기까지 진짜 웃지 않고 보기 힘든게 입수, 다이빙이다.
나는 대체로 내 수영의 문제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
선생님이 지적해주시는 것도 있지만, 같이 수영하시는 분들의 고견(?)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수와 관련해서는 다른 사람의 지적? 질책? 아무튼 그런 게 필요 없을 정도로 확실히 드러나는 현상이 있다. 물에 들어갈 때마다 물안경이 벗겨지는 것이다.
물론 나는 눈 주위가 하루종일 판다가 될 지경으로 물안경 끈을 바짝 조인다. 하지만 아무리 눈이 튀어나올 듯 꽉 조여도 점프만 하면 수경이 훼까닥 벗겨진다.
모두들 턱을 당기라고, 발끝을 본다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여하튼 이론상으로는 쉬운데, 이상하게 뛰고 나면 여지없이 수경에 물이 들어차고 앞이 하나도 안 보이니 나도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다이빙의 감(느낌?)이라는 것이 내게도 왔다.
다른 어떤 날들과 특별히 다른 것 같지도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물안경이 벗겨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 전과 비교해보자면, 처음 뛰어들기 전에는 약간 턱을 들고 물을 쳐다보지만, 점프와 동시에 팔을 앞으로 쭉! 뻗고, 그때 팔을 머리 뒤쪽에 댄다는 생각으로 턱을 당겨줬던 것 같다.
그림처럼 저렇게 말이다. 머리를 아래로 해서 팔로 꽉 조여 준다는 느낌이어야 한다.
자, 저렇게 입수하고 나면 접영 발차기를 3-4회 한 후 접영으로 바로 연결하면 되고, 자유형의 경우 자유형 발차기로 전환해 한 두 번 찬 후 팔을 돌리면 된다.
이제 좀 까다로은 것은 평영이다.
점프로 물속에 들어간 후, 팔을 아래로 쭉 내리며 수평으로 나아간다. 팔을 가운데로 모아 위로 올려 평영 팔동작, 발동작을 하며 물 위로 올라온다. 이때 물 속에서 팔동작을 2회 이상 하면 실격이 된다.
이게 상당히 우아한 자세지만, 그만큼 능숙하게 하기 위해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어쨌든 나는 이제 입수는 좀 된다. (으쓱!)
아마도 물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겁 없는 성격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 어떤 회원분이 휴양지에 갈 예정이라고 좀 폼나는 거 하나만 가르쳐 달라고 선생님께 졸랐다. 아직 접영을 시작도 못한 사람이라 거기까지 속성으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고, 멋지게 다이빙 하는 법을 좀 알려주셨다. 제자리에서 폴짝 뛰는 다이빙이 아니라 도움닫기하듯 몇 발자국 뛰어오며 점프하는 방법을 말이다.
모두들 그 회원분의 점프를 보며 혀를 끌끌찼다. 배랑 허벅지가 저렇게 빨개 져서야 무슨 폼이 나나. 저러다 멍 들겠네~
*주의사항: 다이빙은 수심이 중요합니다! 잘못하면 머리를 바닥에 부딛히는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