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몇 가지 불평을 좀 늘어놔야겠다.
난 도대체 접영이란 게 인간을 위해 고안된 영법이 맞는지 의문이다. 굳이 있는 두 다리를 꼭 붙이고 하나처럼 움직여야 하는지, 가뜩이나 유연성이 떨어지는 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웨이브를 타야 하는 번거로움에, 좁은 수영장에서 팔을 양 옆으로 쭉 뻗어야 하는 것도 비효율성까지, 불만이 한 두 개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접영’이란 영법은 정말 폼이 난다.
주로 남자들이 어깨 근육을 뽐낼 때 하는 영법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쭉쭉 잘 나가는 이런 수영의 마스터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접영이란 ‘몇 년 수영 좀 했다!’라는 세월로는 도달하기 쉽지 않다. 나도 중간에 쉰 개월 수를 빼도 십 년 넘게 수영을 했지만, 아직 그 눈빛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나의 문제는 웨이브이다.
유연성이 부족한 것이다. 내 접영을 보며 ‘웨이브가 안 돼서 춤도 못 추겠네.’라고 대놓고 웃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 분의 말이 틀렸다고 반박도 못하겠다. 뻣뻣한 나는 진짜 춤을 못 춘다.
나는 몸통 전체에 이 부드러운 동작이 만들어지지 않으니 손 끝으로라도, 팔로라도 웨이브를 만들어 보려 한다. 하지만 몸은 그대로인데 팔로 파도를 만들어 보려는 나의 접영은 더 이상해 보인다.
결국 ‘웨이브는 어쩔 수 없다’고 포기했다.
대신 물에 들어갈 때 가슴을 좀 더 눌러주고 팔로 물을 더 많이 잡아당겨본다. 아래 사진처럼 까지는 안 되지만 말이다. 어쨌든 있는 힘없는 힘 다 긁어모으면 어쨌든 25미터 정도는 간다.
접영은 영어로 Butterfly, 즉 나비영법이다.
나비처럼 사뿐히 날개를 펼치고 싶지만, 나의 현실은 우당탕탕 첨벙 첨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