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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군 Apr 29. 2017

(2) 농사도 경영이다...작물 심기

DAY-2

텃밭 수업을 한차례 진행한 이후 지난 수요일 처음으로 이론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도시농부로 대표되는 나라 '쿠바', 원재료의 이동거리를 나타내는 '푸드 마일리지'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심군의 팜볼루션]을 통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4월 29일, 일주일만에 마포에 위치한 텃밭을 다시 찾았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한차례 비가 왔지만, 화창한 날씨에 텃밭은 바짝 말라있었습니다. 오늘은 텃밭에서는 본격적으로 작물을 심는 작업을 진행했는데요. 그 전에 지난시간에 마무리 하지 못했던 틀을 다시 세우고 말뚝을 박는 작업을 했습니다.


#텃밭 정비하기


보편적으로 텃밭을 꾸릴 때 흙을 뒤엎고 두둑을 쌓고 도랑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는데요. 저희는 틀을 이용하여 텃밭을 일궜습니다. 오늘 틀로 텃밭을 가꾸는 이유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밭을 일구는 작업은 농사의 50~6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땅이 중요한 셈인데요. 처음 농사를 시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땅을 뒤엎고 두둑을 쌓다가 많이 포기한다고 하네요. (저희는 6명의 팀원이 5평을 할당받아 관리하게 됐는데, 6명이서 5평 밭을 일구는 것도 정말 힘든 작업이였습니다.)


틀을 사용하면 두둑을 쌓는 것보다 수월하게 텃밭을 만들 수 있고(토지가 부드러울 때, 토지가 딱딱하면 삽으로 땅을 속아 주는 게 좋습니다.), 장마철 토지에 있는 영양분이 쓸려나가는 것을 방지한다고 합니다. (흙의 영양분은 노출된 부분에 있다고 하네요.) 농사를 하면서 토지를 잘 관리해줘야 합니다.


말뚝을 이용해 틀을 고정합니다.


저희 조는 5평의 토지를 틀(폭 1.2m)을 이용해 정사각형 모양으로 3등분 했는데요. 텃밭을 정비하고 틀이 쓰러지지 않도록 중간 중간 말뚝을 박았습니다. (톱질하며 말뚝을 만드느라 사진을 별로 못 찍었네요. 그사이 저희 조에서는 새끼 텃밭을 2개 더 만들었더군요;;;)


새끼 텃밭이 2개 더 생겼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옥상에서 일을 하다보니 땀이 비오듯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톱질만 했을 뿐인데, 말이죠...잠시 쉬는 쉬간을 가지고 '작부체계'에 대해 배웠습니다.


#'작부체계', 농사도 경영이다


'작부체계'란 시기별로 어떤 작물을 심을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4계절이 있는 만큼 여름작물, 겨울작물을 나눠서 1년 농사를 계획하게 되죠. 초보 도시농부들이 실수하는 것 중에 텃밭 하나에 하나의 작물만 심는 경우가 있는데요. 나중에 한 종류의 작물만 너무 많이 수확하게 되어 처치곤란한 상황이 온다고 합니다. (이웃집에 나눠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즉, 한 작물을 고집하기 보다 한 텃밭에 다양한 작물을 심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종이에 텃밭 모양을 그리고 어떤 작물을 심을지 계획하고 있다.


즉, 텃밭을 경영하는 셈인데요. 하나의 텃밭에 열매작물(토마토, 가지, 고추 등)로 기준을 잡고,이파리 작물(상추, 들깨, 부추 등) 또는 뿌리 작물(감자, 고구마 등)을 심어주는 방식입니다. 열매 작물을 심을 때 작물간 30~50cm 정도 거리를 이격시키는데요. 그 사이에 이파리 작물과 뿌리 작물을 배치하면 됩니다. 한 텃밭에 다양한 작물을 심을 수 있게 됩니다. (아래 이미지를 참고해주세요.)



이 때 작물의 특징을 알고 있다면 더 좋은 텃밭을 꾸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추와 들깨는 같이 심는 게 좋다고 하는데요. 들깨의 향이 고추의 병충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고구마의 경우 줄기가 덩쿨처럼 폭풍 성장하는데요. 다른 작물과 같이 심고 줄기관리를 잘해준다면 자연적으로 멀칭 효과(농작물을 재배할 때 경지토양의 표면을 덮어주는 일)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작물 심기


작부체계를 정했으면, 그에 맞게 씨, 모종 등을 심어주면 됩니다. 


씨를 심는 방법(뿌리는 방법)은 크게 3종류로 나눠지는데요. 점뿌림, 줄뿌림, 흝어뿌림이 있습니다. 점뿌림의 경우는 콩이나 옥수수 같이 알이 큰 씨를 뿌리는 방법으로 약 3개의 씨를 포인트에 콕콕 심어주는 방식입니다. 줄뿌림은 상추, 열무 등의 씨를 뿌릴 때 사용하는데요. 호미나 판자로 줄을 긋고 계란 후라이에 소금을 치듯이 솔솔솔 뿌려주는 방식입니다. 흝어뿌림은 보리, 밀 등 열간격이 상관없는 작물로 그냥 팍팍팍 뿌려주는 방법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에 다시 하도록 하겠습니다.


모종심기는 어느정도 자란 상태의 작물을 텃밭에 옮겨심는 방식인데요. 초등학교 시절 자연탐구 시간에 많이 해보셨을 겁니다. 호미를 이용해 텃밭에 모종 뿌리 깊이만큼의 흙을 파줍니다. 그리고 충분히 물을 준 후 모종을 옮기고 흙으로 덮어줍니다. 이 때 흙을 꾹꾹 다지지 마시고, 자연스럽게 덮어주는 게 포인트입니다. 흙을 다져주면 흙 사이에 틈이 없어지게 되는데요. 이 경우 뿌리가 텃밭에 안착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대파 모종심기


고추 모종 심기

마지막으로 감자나 고구마를 심을 때 유의할 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자의 경우 시중에서 사먹는 감자를 심어도 상관없지만, 추후에 수확거리가 없다고 합니다. 그 대신에 시중에서 판매하는 씨감자를 구매하세요. 감자의 경우 싹이 많이 난 곳이 윗부분 인데요. 싹을 확인하시고 싹이 1-2개 정도 있도록 잘라줍니다. 감자를 자르고 단면이 마른 후에 심는 것이 좋습니다. 감자를 자르고 바로 심게 될 경우 단면으로 병균이 침투하거 감자가 썩게 되서 농사를 망칠 수 있다고 하네요. 만약 바로 심게 될 경우에는 잿가루를 묻힌 이후에 심어주세요.


텃밭에 작물을 심었다면, 작물의 뿌리가 텃밭에 안전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넉넉하게 물을 줍니다. 대략 일주일에 3회(월수금 또는 화목토) 아침이나 저녁에 물을 주는게 좋습니다. 가급적이면 뜨거운 낮에 물 주기는 피해주세요. 땡볕이 쨍쨍한 한낮에 물을 주게 되면 이파리에 맺힌 물방울들이 돋보기 처럼 빛을 모아서 작물을 태울 수 있습니다. 또한 뜨거운 대낮에 찬물을 주면 작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차주 황금연휴 기간이 있어서 조금 빨리 여름작물을 심었는데요. 황량하던 텃밭에 푸르른 작물들이 서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 한편이 뿌듯했습니다. 이제 막 시작했는데, 마음은 벌써 수확을 하고 있네요. 날씨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오늘 심은 여름 작물들도 무더위와 함께 무럭무럭 자라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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