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옥자'가 개봉했다.
봉준호 감동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제작됐다. 봉준호 감독과 넷플릭스 이 두가지 키워드는 개봉 전부터 이슈화되기 충분했고 많은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글로벌 배우 '틸다 스윈턴'과 워킹데드로 주가를 올린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이 출연하면서 국내외 영화 팬들은 옥자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옥자가 드디어 지난 6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했고, 반응은 뜨거웠다. (작년 궁금해서 가입하고 한달만 사용했던 넷플릭스에 재가입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이전부터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던 탓에 필자 또한 '옥자'의 개봉을 매우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너무 많은 정보를 들으면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될까봐 일요일 영화 소개 프로그램도 챙겨보지 않았고, 오로지 예고편만 보고 영화를 시청했다.
간단한 감상평은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영화'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영알못(영화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영화를 시청하며 느낀 점이 많기에 이렇게 감상평을 기록하기로 마음 먹었다.
영화 옥자의 런닝타임은 2시간 정도 되는데, 그 안에서 GMO 문제, 식문화 이슈, 계약 근로자 이슈, 자본주의에 양면성 등 다양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여러가지 메세지를 말하고 싶지만, 오늘 필자가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우리의 먹거리와 GMO 문제이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은 초중고 사회시간에 인간이 살아가면 필요한 3가지 요소에 대해서 배운다.
입고, 먹고, 사는 이슈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개인적으로 이 3가지 중에서도 '식'은 더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흔히들 '살기 위해서 먹는다'라는 말을 쓰는데, 먹는 것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잘 못 먹으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수도 있는데...)
과거 음식이 귀하던 시절에는 먹는 것에 항상 감사함이 있었다. 할아버지, 혹은 아버지 세대에게 여쭤보더라도 흰쌀밥에 소고기국을 먹는게 평생 소원이라고 할 정도였다. 집안의 가장 큰 걱정은 '어떻게 잘 먹고, 잘 살수 있을까?'였다. 하지만 어느순간, 먹는 것에 큰 비중을 두지 않게 됐다. 과거와 달리 현대인들은 '먹기 위해 산다'고 말하지만,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부터 우리는 음식의 중요성을 잃고 있는 것 같다.
배가 고프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라면으로 한끼를 떼우고, 대형마트에서 풍족하게 장을 본다. 남은 음식은 그냥 음식물 쓰레기로 배출하면 끝이다. 우리에게 먹거리는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프로세스일 뿐이다.
최근 #팜볼루션을 하면서 자연 생태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그 중 GMO도 큰 비중을 차지고하고 있다. GMO는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약자로 '유전자 변형 생물'을 뜻한다. 즉, 생물의 DNA를 개조하고 변형해서 병충해에 강한 작물을 만들거나, 맛이 좋은 육류(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를 생산하는데 사용된다. 영화 주인공인 '옥자'가 유전자 변형으로 태어난 슈퍼 돼지이다. 영화에서는 GMO보다는 동물학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GMO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전자 변형으로 생물을 빨리 자라게 하고, 제초제의 강한 내성을 갖게 작물을 만든다. 특히 대량 생산하는 곳에서 작물을 쉽게 관리하기 위해 GMO를 선호하는데, 생산량을 극대화 할 수 있지만, 생태계 교란을 가져온다.
이렇게 유전자 변형된 식품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는 다량의 유전자 변형 식품을 섭취하고 있다. (흔히 부패되지 않는 햄버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최근 유기농 채소, 야채를 찾는 추세이지만, 매년 수백만톤의 GMO 식품이 국내로 수입되고 있고, 이는 여러 식품을 가공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가공식품에 표시된 원재료를 살펴보면 미국산 대두, 옥수수로 가득할 것이다.
옥자 초반에 루시(틸다 스윈턴)가 전세계 빈곤층의 식량 부족 문제를 제기하면서 슈퍼 돼지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와 같은 방식으로 여러 식품업체가 GMO를 개발하고 유전자 변형 작물을 몇 십년 넘게 수확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글로벌 빈곤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즉, 슈퍼 돼지의 잔혹한 사육과 연구가 루시의 마케팅에 가려져 있듯이, 우리가 먹는 먹거리 '식품'의 수입과 생산에 대한 어두운 모습은 저 컴컴한 음지 에 모습을 숨기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히 음식을 '개인의 건강'으로 생각할수도 있지만, 먹거리에 대한 문제는 개인을 넘어서 1차 산업, 농촌, 생태계, 정부정책, 사회, 미래 후손 등 전반적인 분야에 연결되어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이라면 우리의 먹거리 문제에 대해서 한번쯤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