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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군 Aug 25. 2017

단양에서 보낸 특별한 2박 3일

귀농귀촌을 고민하고 있다면 직접 부딫쳐보자!

'효리네 민박', '삼시세끼' 등 농촌생활의 풍경을 담은 예능이 인기를 얻으면서 귀농귀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푸르른 자연, 여유로운 일상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나도 저렇게 여유롭게 살고 싶다"


라는 상상을 하곤 한다.


한주의 마무리는 효리네 민박으로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정년퇴직 후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기 위해, 농촌에서 대박을 터트리기 위해, 도시생활의 삭막함이 싫어서 등등 이유는 다르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공통점 있다.


농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


머릿 속으로 상상하는 것과 실제로 살아보고 부딫쳐보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 또한 서울 토박이의 경우 농촌생활에 대한 환상은 가득하지만, 경험은 전무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귀농귀촌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각 지역의 지자체, 귀농귀촌 협회 등에서는 예비 귀농귀촌인들의 두려움 덜어주고자, 그 지역을 소개하는 귀농귀촌 체험 캠프가 운영하고 있다.


필자 또한 귀농귀촌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이번 여름 휴가는 귀농귀촌 캠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어느 지역으로 이주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지역을 직접 방문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심에서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 관광이 있는 곳을 고민하던 중 '단양'에서 진행하는 2박 3일 귀농귀촌 캠프에 참여했다.


* 귀농귀촌 캠프관련 정보는 귀농귀촌 종합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양은 한국의 스위스로 불릴만큼 관광이 발달한 곳이다. 패러글라이딩, 낚시, 레프팅 등 즐길거리가 많고, 마늘이 주요 특산물이다. 캠프를 신청하기 전 유튜브를 통해 단양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접했는데, 직접 경험한 단양은 영상보다 더 멋진 곳이였다. 2박 3일, 매우 짧은 일정이였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났고, 귀농귀촌을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캠프 첫날 아침, 강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다같이 단양으로 이동했다. 평일 오전에 출발해서 그런지 2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 단양에 도착했다. (단양은 서울에서 매우 가까운 편에 속한다.) 당일 오전 단양에는 비가 내렸다고 하는데, 단양군청 앞에서 바라본 산 둘레에 구름이 아름답게 껴 있었다.

단양은 지리적으로 산새가 매우 아름다운 지역이다.

점심은 단양의 맛집, 단양군청 구내식당에서 먹었다. 백반이 4500원이었는데, 너무 푸짐하게 나와서 깜짝 놀랐다. 역시 음식은 물 좋고, 공기 좋고, 인심 좋은 곳에서 먹어야 맛있다.


점심식사 이후 한옥학교에 방문했다. 이 학교에 입학하면 6개월간 한옥짓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교육기간 동안 숙식이 제공된다고 한다. 단양에 귀농귀촌해 한옥을 원할 경우 한옥학교에 의뢰하면  보다 저렴하게 지을 수 있다고 한다.


이후 가볍게 환영식을 진행하고, 7명씩 4개조로 나눠져 홈스테이 농가로 이동했다. 단양 귀농귀촌 캠프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을 꼽으라면 바로 '홈스테이'였다. 먼저 귀농귀촌한 선배분들의 집에서 2박 3일간 지내면서 그들이 단양으로 온 이유, 그 마을의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었다.


필자는 산 중턱 500고지에 위치한 말금마을에서 2박 3일을 머물렀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마을까지 걸어 올라갔는데, 그 길이 너무 멋있었다. (중간에 작은 폭포도 만날 수 있었다.) 마을 입구를 들어가는 순간 하늘과 맞닿는 기분이였다.


말금마을에서 바라 본 전경

말금마을은 가구수가 많지 않아서 유독 더 조용하고 잔잔한 마을이었다. 필자가 방문한 홈스테이 농가는 누님 3분이서 운영하는 곳으로 주로 마늘, 블루베리, 고사리, 들깨, 콩 등을 재배한다고 하셨다. 머무는 동안 친절하게 반겨주셔서 편하게 머물 수 있었다.


저녁을 먹기 전 집 터줏대감인 '천둥이', '번개'와 산책을 다녀왔다.



저녁과 가벼운 반주를 즐기며 함께 오신 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선배 귀농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어쩌다보니 캠프에 참여한 사람 중에 막내였는데, 형님과 누님들이 귀엽게 봐주셨다.


특히 '나이도 어린데, 여긴 왜 왔어?'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들었다. 참여하신 대다수의 형님, 누님들은 퇴직 후 제 2의 삶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번 캠프에 참여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린 친구가 시골에 관심있어 하는 것이 기특하면서도 신기해 보였나보다.


형님과 누님들은 아들 나이 또래 쯤 되는 어린 친구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주셨다. '어릴 때 더 많이 경험해봐', '기특하네' 등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값진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어떤 형님은 초반에 응원해주시다가 막판에 '내 아들놈이 귀농귀촌한다고 하면 쥐어패서라도 말리겠다'라고 말씀하셔서 자리가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첫날이 마무리 되고, 둘쨋날부터 본격적인 캠프활동이 시작됐다.


아침 8시 아침식사를 하고 마을 어르신이 가꾸시는 고추밭 일을 도왔다. 한 사람당 빨갛게 익은 고추를 2포대 수확하면 미션 클리어! 일하면서 막걸리 새참은 필수죠!!


고추 2포대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일 하다보니 금세 점심시간이 됐다. 둘쨋날 점심은 더 특별하게 텃밭에서 기른 재료를 이용해 콩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점심식사 이후에는 다시 다같이 모여, 선배 농가를 방문하여 이야기를 들었다. 단양에는 아로니아를 특산품으로 취급하고 있어서 많은 농가가 아로니아, 블루베리, 오미자 등 열매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다음 일정으로는 재배한 아로니아를 가공시품으로 만들 수 있는 농산물 종합 가공 지원센터, 미생물재배 시설에도 방문했다.

저녁에는 단양 귀농귀촌 협회분들과 선배 귀농인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삼겹살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개인적으로 일찍 숙소로 돌아와서 차 한잔하며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캠프 마지막 날에는 수료식 및 캠프기간 동안 느낀 점을 발표하고, 단양 다누리 아쿠아리움에 들려 관광을 했다. 단양에 있는 아쿠아리움이라고 해서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아쿠아리움에 입장한 순간 그 규모에 매우 놀랐다. 국내외 민물/바다 물고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물고기 뿐만 아니라, 파충류, 수달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매우 유익한 공간인 것 같다.



버스를 타고 고속 버스터미널로 돌아온 후 단양에서 2박 3일 귀농귀촌 캠프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됐다.


짧은 기간 동안 단양의 멋과 귀농귀촌 생활에 대해 십분 느낄 수 있었다. (지난번 다녀 온 '홍성'과도 비교 할 수 있었다.) 많은 분들의 조언과 응원에 뿌듯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더욱 복잡해지는 마음도 들었다.


TV를 보고 막연하게 귀농귀촌을 상상하는 사람이 있다면, 특별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비싼 돈 주고 저 멀리 해외로 가지말고 아름다운 우리네 농촌도 둘러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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