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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군 Sep 03. 2017

(7) 김장을 준비하며 가을농사 시작

지난 7월 5일, 공식적인 도시농부학교 수업이 끝나고 텃밭가는 일이 자연스레 뜸해졌다. 그래도 종종 토마토와 가지를 수확하러 들리긴 했는데, 갈 때마다 정글로 변해버린 텃밭을 만나곤 했다. 8월 중순이 넘어가자 토마토와 가지는 나무가 되었고, 들깨는 성인 여성 키만큼 훌쩍 자라있었다.   풀들의 성장력은 어마어마하다.

정글 텃밭에 온 걸 환영해...

도시농부학교 측에서 텃밭을 올 겨울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셔서 마음이 맞는 분들과 가을농사를 짓게 됐다. 가을농사는 겨울맞이 김장을 위해 진행되는데, 올 겨울은 내가 기른 작물로 김장을 하겠다는 목표 아래 배추, 무, 쪽파, 순무, 갓 등을 심기로 했다.


1. 텃밭 재정비


가을 작물을 심기 위해서는 정글로 변했던 텃밭을 정리해줘야 하는데, 서리에 죽어버리는 여름 작물을 과감하게 정리하면 된다. 나무가 된 토마토와 가지, 고추, 들깨를 다 뽑아줬다. 여린 가지 및 잎은 가을작물을 심고 위에 멀칭을 해주기 위해 따로 정리해줬다. (토마토, 가지 줄기는 나무처럼 질기기 때문에 멀칭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구마는 10월 초 수확할 때까지 더 기다려주면 된다.

정리하고 깨끗해진 텃밭

여름 작물을 다 뽑고, 흔들리는 텃밭 틀도 다시 자리를 잡아주고, 호미로 흙도 한번 솎아주면 정리 끝!!


2. 가을작물 작물 심기


김장을 위한 작물을 심기 위해 텃밭을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량으로 수확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작물을 심기로 했다.


배추(모종), 무(모종), 쪽파(씨), 로메인 상추(모종), 당근(씨), 알타리(씨), 상추(모종), 갓(씨)을 심었다.


배추는 씨로 심어도 되는데 그럴 경우 8월 중순에 씨를 뿌려줘야 한다. 배추 모종의 경우 8월 말에서 9월 초이 심는다고 한다. 무와 같은 뿌리 작물의 경우 모종으로 심을 경우 모양이 이상해져서 대부분 씨로 심는데, 요즘은 모종으로도 나온다고 한다.


배추는 커지면서 양쪽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30~40cm 간격으로 심어주고, 그 사이에 무를 심었다. 무는 땅 속으로 자라기 때문에 배추에 사이에 심어도 괜찮다고 한다. (무 모종인줄 알고 심었는데 로메인 상추여서 중간에 당황을;;)

배추모종

모종을 심을 때는 모종이 들어갈 만큼 땅을 파고, 거름으로 분변토(지렁이 똥)을 한 주먹 투척, 그리고 흙에 물을 적셔준 후 물이 땅에 스며들면 모종을 심어줍니다.

모종을 심어 줍니다.

그리고 여름작물 정리한 줄기나 주변 지푸라기로 멀칭을 해줍니다. 멀칭을 해주면 흙이 작물에 튀는 걸 막아 병충해를 예방할 수 있고, 땅도 촉촉하게 유지되죠.

작물을 심고 멀칭한 모습

배추와 무는 초반에 물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라고 합니다. 초반 수분상태에 따라서 발육이 달라진다고 하네요. 약 2주 동안은 격일에 한번씩 물주는게 좋다고 합니다. (다른 농사법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다음으로 쪽파를 심었어요. 쪽파는 씨가 마늘처럼 생겼더라구요. 뿌리부분이 아래로 가도록 씨를 심고 그 위에 씨 크기 만큼에 흙을 덮어주면 좋다고 하네요. 그냥 파는 사로 의지하며 자라도록 벽면에 다닥다닥 붙여서 심어주는 편인데요. 쪽파의 경우 씨 하나에서 3개~4개 잎이 나온다고 하니까, 손 한뼘 거리를 두고 심어주시면 됩니다.

뿌리 채소와 잎 채소는 씨뿌리는 방법이 다릅니다. 무, 열무, 순무 같은 뿌리 채소는 심을  때 3개~4개 씨를 뿌려주세요. "하나는 동물, 하나는 곤충, 하나는 사람"을 위해 3개 정도의 씨를 뿌린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렇게 함으로써 어릴 때 작물이 서로 의지하며 자라게 해준다고 하네요. 그리고 어느 정도 자라면 힘이 약한 친구를 솎아 주게 됩니다.


잎 채소류의 경우에는 손가락으로 땅에 선을 그은 후 줄뿌리기를 합니다. 초반  2~3번 솎아주고 작물간 간격을 두며 솎아주면 된다고 하네요. 솎아주는 부분은 다음에 작물이 좀 자라면 그 때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씨를 심은 텃밭의 경우 질긴 풀로 멀칭을 해주면 새싹이 뚫고 올라나오지 않기 때문에 풀 대신에 신문지를 위에 덮어주고 물로 촉촉하게 적셔주는 것이 노하우라고 합니다. 1주~2주 정도 지나면 씨앗이 나오게 되는데, 작물이 자리를 잡게 되면 신문지 대신 풀로 멀칭을 바꿔주면 됩니다.

이제 2017 팜볼루션 시즌2가 시작됐습니다. 가을 작물은 10월 말에서 11월 쯤 수확을 한다고 하는데요. 가을 풍년을 기대하며 맛있는 김장을 하는 그날까지 팜볼루션 가을농사편 많은 기대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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