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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죽음

by 심군

하늘 하늘을 아름답게 춤추던

나비는 막연하게 느끼고 있었다

언젠가 땅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무기력해진 날개짓에

잠시 하얀 꽃잎에 앉았을 즈음

나비는 알고 있었다

애벌레로 돌아가야 할 시간임을


마디마디 늘어나는 주름과

풀숲의 공허함이 주변을 감쌌을 때

나비는 붙잡고 싶었다

지난날의 행복한 순간들을


차가운 새벽녘

비단같은 거미줄로

온 몸이 꽁꽁 묶인채

따스한 햇살의 손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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