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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군 Jun 24. 2020

비닐과 이별하자

쓰레기와의 전쟁은 우리 삶에 고질적인 문제이다.


일반 가정에서, 식당에서, 카페에서

서울에 살면서 쓰레기가 발에 치였다.

농촌도 도시 못지않게 배출하는 쓰레기가 많다.

농사할 때 나오는 비닐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고령화되어 일손이 부족한 농촌

비닐은 농사에 필요한 중요한 물건 중 하나이다.


잘 정돈된 밭에 비닐을 깔아주면 (전문용어로 '멀칭')

잡초가 안 커서 관리하기 편리하고

추울 때는 땅의 온도를 높여주고

습도를 일정 수준 유지해주기 때문에

많은 농부가 밭에 비닐을 친다.


비닐 멀칭은 재활용이 아니라 일회용이다.

농작물 수확과 함께 다음 농사를 위해 걷어진다.

매년 수 천, 수 만 톤의 비닐이 수확되고 있는데,

비닐의 상태에 따라 재활용되거나 폐기 처분된다.

(몰상식한 사람들은 폐비닐을 땅에 묻는 경우도 있다.)


인간의 편리함 때문에 땅은 점점 오염되고 있다.


영농폐기물 문제 때문에 학계와 정부에서는

땅에서 분해되는 비닐을 연구하고 지원하고 있는데

보편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환경을 생각해 우리가 선택한 방식은

비닐과 이별하는 것이었다.

대신 풀을 매고 풀을 밭에 덮어주는 일을 반복한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생태적인 방식이다.

(밭의 크기가 작지만 매일매일 풀을 매 줘야 한다.)


비닐 없이, 농약 없이, 경운 없이


하지만 평생 농사를 해온 마을 어르신들에게는

소꿉장난처럼 보이는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이 뭣하러 사서 고생하냐'

'나중에 사람이 풀한테 지니까 비닐 좀 쳐라'


애정 어린 눈빛으로 조언을 해주시다가도

그나마 작물이 잘 자라는 모습을 보면

'비닐도 안 쳤는데 고추가 잘 자란다'며 

자신들과 다른 방식을 이해해주시는 것 같다.


인간의 편의와 필요에 의해 

사용되고 있는 것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농사에 있어서 비닐은 선택이지 필수는 아니다.

소농 또는 작은 텃밭을 관리하고 있다면 

한 번쯤 비닐과 이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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