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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Oct 09. 2023

Strange

국방부 시계도 돌아간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이름, 인물, 이야기는 허구입니다.

'전지적 심중위 시점'

'심중위 관점에서 바라보는 좌충우돌 군대이야기'


등장인물 다시 소개


이름: 심백호(주인공)

계급: 중위 / 중대장(어쩌다 보니 중대장)

별명: 또라이(생긴 건 멀쩡. 하는 짓마다 똘끼)

성격: 의리파. 불의를 보면 물불 안가림. 마음은 여림(순정만화 좋아함)

특기: 이종격투기(챔피언을 먹을 정도로 사람 두 명 죽이는 건 일도 아님)


이름: 황치수

계급: 중사 / 행정보급관

별명: 괴물(장비 같은 덩치를 가짐)

성격: 남자 중에 남자. 뒤끝 없음. 경상도 사나이.

특기: 축구와 사격(육중한 덩치는 온데간데없음 이때만..). 진짜는 술 임(말술 중에 말술)


이름: 이태섭(알고 보니 친구 동생임)

계급: 일병 / 중대장 통신병

별명: 먹보. 잘 쪘다 줄었다 함(군대리아 10개는 먹음)

성격: 생긴 거와 다르게 매우 소심함(잘 삐지나 의리 하면 한 의리 함)

특기: 헬스로 단련된 체력으로 힘이 좋음


이름: 한덕규

직업: 어촌계장

별명: 어룡저수지 대통령

성격: 괴팍함

특기: 친화력(인맥왕)



Strange


부대에는 새로운 중대장이 부임했다는 소식에 아침부터 수근대는 소리가 웅성웅성 들렸다.


지나가는 병사1: "야야! 새로운 중대장 왔대~~"

지나가는 병사2: "성격 장난 아니라던데??"

지나가는 병사3: "첫날 부터 위병소 발로 차고 그랬대~~"

지나가는 병사4: "중대장 또라이 같다던데??"

지나가는 병사5: "중대장 아니고 소대장 아니였어??"

지나가는 병사6: "또라이 맞대!!"


옆으로 걸어가는데 소리가 다 들린다. "아오. 저것들을 진짜.(독백) 첫날이라 참기로 했다. 부대를 여기저기 끼웃대며 돌아보는데 말이 안나온다. 막사가 쌍팔년도 구막사다. 이건 뭐 80년대라고 해도 믿을꺼 같다. 아직 소대별로 내무반(마룻바닥) 생활을 하고 있으며, 쥐들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중대장실로 들어서자 황중사와 태섭이가 반겨준다.

황: 전진! 오셨습니까!

태: 전진!(여기 경례구호임)


책상위에 군복이며 여러 가지 물품들이 놓여있었다. 군복이며 헬멧이며 여기저기 소위 계급장은 없어지고 중위 계급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황: "중대장님 계급은 보안입니다. 다들 중위로 알고 있습니다."

황: "아. 태섭아 중대장님 잘 모셔라."

태: "넵!! 알겠습니다!!"


황중사는 태섭이를 소개해 주고 중대장실을 나갔다.

태: "중대장님이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백: "편하게해 인마 왜 그래~"

태: "아닙니다!"

백: "짜식. 얼었냐? 형 좀 많이 도와줘."

태: "넵!"


근 10여년만에 만난 중학교 친구 태성이 동생 태섭이를 여기에서 만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태섭이는 나의 통신병(일명: 전령)이 되었으며 상급부대와 연락망을 담당하여 훈련 시나 유사시 항상 내 옆을 따라다니고, 평상시에는 나의 당번병 역할을 한다.


태: "계급장은 다 바꿔 놓았습니다!"

백: "야. 소위가 중위 막 달고 다녀도 되는 거냐?"

태: "아 그건 보안이라고 들어서... 절대 이야기하시면 안 됩니다!"

백: "알아 인마. 나도 다 들었어. 절대로 쉿!"


우리 부대에는 순찰용인 레토나 차량도 보유하고 있었다.

백: "야. 무슨 대대장도 아니고."

태: "중대장님 타십시오. 한 바퀴 돌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백: "네가 운전도 해?"

태: "넵!"


태섭이는 나의 통신병이자 운전병이기도 하였다. 아직 일병이기는 하지만 똘똘한 놈이어서 처음 부임한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둘이 있을 때에는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지만. 아직 일병이라 군기가 바짝 들었는지 태섭이는 상병 달면 생각해보겠다고 한다.


눈치 볼 사람도 없고 여기는 온통 내 세상인 것 같기도 했다. 속으로 웃음이 계속 났다.

백: "괜히 걱정했네. 재밌고만. 하하"


태섭이는 차량을 운전하면서 나에게 이것저것 알아야 될 사항들을 말해주었다.

태: "중대장님? 브리핑드리겠습니다."

백: "뭔 브리핑? 그냥 말해 인마."

태: "여기가 우리 부대가 관할하는 가장 중요한 어룡저수지입니다..."


그렇게 이태섭 일병은 나를 위해 열심히 설명하였다.

우리 부대의 핵심 경계임무인 어룡저수지다. 정문과 후문 두 곳을 경계하고 있으며, 어로활동을 위해서는 24시간 전에 우리 부대에 신고를 해야만 출입을 할 수가 있다. 대부분은 기존에 출입을 하고 있는 어로인(어부)들이며, 간혹 새로 출입을 신청하는 자 들에 대해서는 신원확인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매일 드나드는 어로인들이라고 하더라도 꼭 신고를 한 자들만 들여보내야 하며, 출입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검문소에서는 반드시 입장한 사람이 퇴장했는지 유무를 파악해서 보고 해야 하며, 진출입한 어로인의 수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항상 신원파악, 인원체크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 "태섭아. 너도 한계장 아냐?"

태: "한덕규 어촌계장 말입니까?"

백: "웅. 나쁜 놈이라던데."

태: "저도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백: "너 전에도 중대장 전령이었어?"

태: "네."

백: "전 중대장은 갑자기 어디 갔어?"

태: "아 그게..."

백: "그게 뭐?"

태: "돌아가셨습니다..."

백: "진짜?? 그 말이 진짜였구나??"

태: "네..."

백: "아..."(갑자기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순간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한덕규 어촌계장(일명 한계장)의 이야기가 황중사 말대로였다. 설마 바로 전 중대장이 사망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터라 충격이 컸다.


태섭이의 말에 의하면 전 중대장은 한계장과 서슴없이 지내던 사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함께 술을 먹고 나서 전 중대장은 다음날 어룡저수지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사유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고 한다.


태: "제가 옆에서 잘 보필하겠습니다."

백: "걱정 마 인마. 형은 절대 안 죽어. 하하."(속으로는 굉장히 심각함)


태섭이는 옛날생각이 떠오르는지 굉장히 불안해하는 눈빛이다. 나도 인간인지라 솔직히 걱정이 안 된다면 사람이 아닐 것이다. 지금과는 달리 무사 전역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들은 해야겠구나 싶었다.


북한이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이라서 그런지 어로인을 제외한 인적이 드물고, 여기저기 산짐승들만 많아 깜짝 놀라 경계병들이 실탄을 발사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한다.


또한 어룡저수지에 물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자자해서 야밤에는 경계병들이 꺼리기도 하고, 헛것을 보아 실탄을 발사하기도 한다고 한다. 어쩌면 단순한 임무이기는 하나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계장이라는 어촌계장이 탈북사업이라 할 만큼 이상한 일을 벌이고 있는지라 그 실마리를 푸는 것 또한 덤이다. 아니 그것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인지도 모른다. 말로만 듣던 곳을 직접 나와보니 조금은 실감이 난다.


태: "중대장님? 저 위로는 군사분계선이고 좌측에 판문점이 위치한 JSA가 있습니다."

백: "엄청 가깝네. 영화에서 봤던 공동경비구역 JSA라니."

태: "전시에는 우리 부대가 투입되어야 합니다."

백: "웅. 들었어."


공동경비구역 JSA 위치에 대해서는 항상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어야 한다. 판문점을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영화에서 이병헌과 송강호가 서로 왕래하며 친해졌던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있다. 도끼만행사건을 계기로 지금은 초소가 없어지고 경계근무를 서지 않는 곳이다.


우측으로는 평화의 집이 있다. 주변곳곳에는 벙커가 있는데 우리가 전시에 점령해야 할 곳들이다. 북한군들이 항상 지키고 있어 직접적인 훈련은 제한된다. JSA 세트장처럼 모형을 만들어 가상훈련을 하고 있다. 초소와의 거리와 배치되는 적군의 인원까지도 체크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태: "이상입니다."

백: "아놔... 머리가 돌이라 잘되겠지?"

태: "네 별거 없습니다. 평상시 어룡저수지 전시에는 JSA투입 그게 전부입니다."

백: "그렇긴 한데... 모르겠다 알아서 되겠지."

태: "국방부 시계도 돌아가지 말입니다."

백: "오~ 그 말 좋은데? 하하"


오랜만에 머리가 복잡해지니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 국방부 시계도 돌아간다. 굉장히 낯설지만 어차피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 만큼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 될 것이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할머니한테 전화나 한 통화해야겠다. 오늘따라 집에 혼자 계신 할머니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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