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서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나는 직장에서 인정받고 싶었다. 높은 고과를 받고 싶었고, 부서에서 에이스라고 인정받고 싶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내가 처음 입사한 곳은 계약팀이었다. 나는 법적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결코 에이스가 될 수 없어 보였다. 결국, 내가 조금이나마 익숙한 원가팀으로 손들어 옮겼다. 스스로 손들어 옮긴 것이기에 나름 큰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옮긴 부서에서도 나는 에이스는 되지 못했다. 부서에 핵심업무 같은 일은 쉽게 접근이 어려웠다. 그때부터, 나는 회사를 마치면 자격증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자격증을 따서, 내 가치를 부서원들에게 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나도 이 정도로 전문가이고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자격증을 통해 보이고 싶었다.
입사 후 회사는 5년 넘게 잘 나가서, 연봉도 또래 집단 중에서 괜찮았다. 그래서, 나는 회사에서 더 잘 나가고 인정받으면 금방 부자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는 집 없이 전세로 살고 있었다. 신기하게 회사가 잘 나가니 회사 앞 내 아파트 전세금도 계속 같이 올라만 갔다. 2년마다 모은 내 돈은 인상된 전세금보다 늘 부족해서, 전세 만기 시점 걸려오는 주인집 전화가 두려웠다.
아파트 가격은 그 이후, 상승 하락 상승 하락 등을 반복했다. 다만 상승 기간은 내 월급보다 훨씬 빠르고 기울기가 가팔랐다. 결국 돈을 다 모아, 집을 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아니 불가능한 일 같았다.
입사 후 꽤 많은 기간 동안 일만 더 잘하면, 돈도 많이 벌고, 집도, 차도, 아이들 교육도, 우리 부부 노후도 다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나의 희망회로는 회사가 한번 휘청하자 틀렸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회사 업무만큼, 투자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그때 같이 병행했으면 좋았을 것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근로 소득은 정말 중요하다.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지금도 나는 이것이 기본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에 올인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네가 창업한 회사라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네가 자영업자라면 그것에 올인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네가 나와 같은 피고용인이라면, 아니 자영업자라 할지라도 투자 공부는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물론 투자 공부라는 게 수입 전부를 부동산, 주식에 넣으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나와 같이 근로 소득만이 전부인 양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자본 소득 역시, 필요하고 반드시 배워 놓고 익혀야 할 부분이다. 이 지식 없이는 네 근로소득으로 모아 놓은 재산이 잘못된 판단 하나로 한 순간에 살아질 수 있다. 또한, 어느 정도 이상의 부는 근로소득 만으로 이루기가 결코 쉽지 않다.
둘 중에 더 귀하고, 덜 귀한 것은 없다. 자본 소득을 불로 소득인 양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지만, 꾸준히 자본 소득을 얻는 것은 근로소득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느낀다. 다시 말하지만, 꾸준히 얻는 자본소득을 말한다. 운 좋게 일시적으로 얻은 자본 소득을 네 실력으로 여겨, 평생 그렇게 될 것이란 희망회로 역시 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