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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남편 김광석 May 03. 2018

날이 좋아서 좋은 게 아니다

좋은 날에 대한 사색

며칠 전 친구가 말했다.
날이 좋아서 기분이 좋다고.


그런데 그 날 하늘은 하루종일 울먹이다가

이내 마스카라와 파우더를 쓸어내리는 눈물처럼

황사와 미세먼지를 섞은 비를 쏟아냈다.


또 다른 친구는

오늘따라 날이 너무 꿀꿀하다고 했다.

친구의 말을 듣고 창가를 봤다가

지나치게 맑은 햇살에 실명할 뻔 했다.


날이 좋아서 기분이 좋고

날이 좋지 않아서 기분이 나쁜 게 아니다.


날이 좋든 좋지 않든

기분이 좋으면 비가 와도 좋고

기분이 좋지 않으면 푸른하늘도 야속하다.


모든 순간이 그렇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거나

기분에 떨떠름한 순간이 찾아오면

상황에 치우쳐 생각하기 전에 생각해보자.


나 지금 기분 좋은가? 왜 좋지?

완전 좋은데!

혹은

지금 이건 내 기분 때문이야.

상황은 충분히 좋잖아!

좋게 생각해보자!

라고


일이나 정치나 경제 문제는 몰라도

적어도 내 기분 만큼은

좋은 게 좋은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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