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에 몸이 들썩

1분 동화, 별빛 동화 세 번째 이야기

“소란이를 비롯한 바다조는 조용히 해주세요!”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초등학생 소란이의 몸속,

‘인체 나라’는 난리법석이에요.


'심장부: 비상! 부끄러움 세포 70그램! 자책감 200% 급조 합하라!'

'두뇌청: 생각 재생 시스템 가동! 방금 그 말 10번 반복 돌려라!'

'감정부: 감정덩어리 5그램 완성! 눈으로 급송!'

'눈부: 눈물방울 한 개, 부끄러움 핑크빛 추가!'


소란이 얼굴은 점점 빨개졌고, 눈엔 금세 눈물이 고였어요.

왜냐고요? 소란이는 바다조의 조장이거든요.

조원들이 잘 활동하도록 돕는 역할을 맡았어요.

그런데 선생님의 한마디가 마치 ‘조장이 일을 잘 못했다’는 뜻처럼 들려요.


사실, 소란이의 짝꿍 '소리'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아요.

대신 눈빛, 표정, 손짓으로 이야기해요.

소란이는 소리와 친구가 되었지만 여전히 불편해요

더한 것은 요즘, 자꾸만 태풍이가 소리에게 툭툭 건드리며 장난을 쳐요.


“야, 왜 아무 말도 안 해?”

“소리야~ 나랑 놀자~ 말 좀 해봐!”

태풍이가 소리를 향해 툭툭 치며 말하라고 하니까 소리는 그저 당황한 표정으로 소란이만 바라봤어요. 소란이는 그 모습을 보고 참을 수가 없었어요.


“태풍아, 소리가 싫어하잖아. 그만해!”

그 순간! 선생님이 돌아봤고 아이들을 향해 소리쳤어요.


“소란이를 비롯한 바다조는 조용히 해주세요.”

아무도 상황을 설명할 기회를 얻지 못했어요


“이건 억울해!!!”

인체 나라, 다시 반응이 크게 돌아와요.


'두뇌청: 억울함 수치 70% 상승! 말하지 못한 상황 다시 반복!'

'심장부: 실망감과 속상함이 겹친 혼합 감정 생산 중'

'위장국: 스트레스성 위산 분출 완료. 소화장애 시작!'


소란이는 집에 와서 이불속에 얼굴을 묻었어요.

그 말 한마디가 계속 맴돌았죠.


‘조장이면 책임져야지.’

‘소리 때문에 문제 생긴 거 아냐?’

‘그럼 말 못 하는 애랑은 팀 하면 안 되는 거야?’


한편 소리도 슬펐어요.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는데,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겠어요. 소리가 말할 때마다 자꾸만 사람들은 오해만 해요


‘나는 그냥 조용한 건데… 왜 자꾸 날 이상하게 생각하지?’

소리 마음부의 심장 파동이 약해졌어요.

인체 나라 속 작은 세포들이 걱정하며 말해요

“얘들아… 이러다 소리 마음이 멈출지도 몰라…”


며칠 뒤, 소란이는 결심했어요.

말보다 마음을 먼저 전해보자!

소란이는 쉬는 시간에 태풍이와 소리를 조용히 불렀어요.


“태풍아, 너 진짜로 소리 괴롭히고 싶었던 거야?”

태풍이는 고개를 숙이며 몸을 비틀더니 말을 해요

“아니! 난… 그냥 소리랑 친해지고 싶었어. 근데 아무 말도 안 하니까…”

소리는 조용히 가방에서 그림을 꺼내 보여줬어요.

자신과 태풍이가 손을 잡고 웃고 있는 그림.

그리고 옆에는 눈물 흘리는 소란이와

가운데에 ‘미안’이라고 적힌 작은 하트.

그걸 본 소란이와 태풍이는 조용히 웃었어요.

아무 말도 필요 없었죠.


두 아이의 몸이 함께 작동해요

“따뜻함 세포 대량 생산! 감동 100그램 요청!”


감정부:희망 눈물 1방울 생성! 눈에 슬쩍 전달!

위장국: 스트레스 해소 완료! 바나나우유 요청!

두뇌청:이번엔 반복하지 마! 저장 완료하고 끝내!


그날은 모두가 손을 잡고 마음껏 웃었어요.

그리고 선생님도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소란이가 소리를 도우려다 상황이 벌어졌다는 걸.


그날 이후 소란이는 느꼈어요.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흔들 수 있고,

전하지 못한 말 한마디가 큰 오해가 될 수 있다는 걸.

하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 어린 그림 한 장, 열린 마음 하나가

그 모든 걸 풀 수 있다는 것도요.




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말이 지나간 자리엔 감정이 싹트고,

행동이 움트고, 마음이 반응합니다.

마치 영화 인사이드 아웃처럼

때로는 꽃처럼 피어나기도 하고,

때로는 가시처럼 박히기도 하지요.


한마디에 몸이 들썩!》 이 동화는

아이들이 친구와 주고받는 한마디가

서로의 하루를 바꾸고, 몸과 마음에 어떤 반응을 불러오는지를 재미있고 코믹하게, 그러나 진지한 마음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조용한 친구 '소리'와,

그 친구를 돕고 싶었던 '소란이'의 마음,

그리고 모두가 오해했던 그 순간들.


이 글을 읽은 모든 이가

다른 사람의 마음도, 자기 자신의 감정도

조금 더 들여다보고,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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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