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동화, 별빛 동화 첫번째 이야기
" 모든 걸 알려주는 나무가 있다면 행복할까?"
깊은 숲 어딘가, 특별한 나무가 하나 자랐어요.
그 나무는 ‘다 아는 나무’라 불렸죠.
매일 매일 숲의 빛과 공기를 쭉쭉 빨아들이며, 모든 걸 똑똑하게 알려줬어요.
"다람쥐, 오늘 도토리 몇 개 먹을지 알려줄까?"
"토끼야, 풀을 먹기 위해 오늘 몇 걸음 뛰었는지 그림으로 보여줄게!"
"곰 아저씨, 겨울잠 시작일을 미리 정해 줄게요!"
동물들은 깜짝 놀랐어요.
"우와! 우리가 안 해도 다 알려 주는 거야?"
"편하잖아! 최고다!"
그러고는 하나 둘씩 '다 아는 나무'의 말대로만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스스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실수할 일도 없어졌죠.
누구도 길을 잃지 않고, 누구도 다투지 않았어요.
문제는 숲에서 일하던 동물들이 조금씩 할 일이 사라지는 거에요.
"으앙! 내가 파는 굴보다 '다 아는나무'가 판 굴이 더 튼튼하대" 오소리는 발을 동동 거리며 툴툴댔어요.
앵무새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날개를 퍼덕였어요.
“아니! 나의 숲속 방송 대신 ‘다 아는 나무' 뉴스를 본 다구요?"
심지어 숲의 가장 인기 직업이었던 부엉이 박사의 '지식 상담소'도 파리만 날렸어요.
"전에는 다들 와서 질문했는데, 요즘은 전부 '다 아는 나무'에게만 물어봐요"
하지만 일이 없어 행복해 하는 동물들도 있었어요.
하루종일 바삐 움직였던 쥐들은 기뻐서 꼬리를 흔들었죠.
"와~ 휴가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처음에는 시끄러웠지만 숲은 점점 조용해졌어요.
“이상해. 숲 냄새가 안 나.”
숲 광장으로 동물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먼저 부엉이 박사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말했어요.
"이건 큰일이에요! 이대로라면 숲이 망가질 거에요! 모두 다 아는 나무에 지배당한다고요!"
이번에는 앵무새가 크게 소리쳤어요.
"제 방송을 아무도 안보면 여러분들은 다 똑같은 생각만 할 거에요! 그게 좋은가요?"
한편 곰이 하품을 하며 말해요
"다 아는 나무 만세! 우리는 이제 더 편해질 거예요! 자동 둥지 청소기, 자동 물고기 배달기, 우리는 놀기만 하면 되어요!"
너구리도 느긋하게 웃었어요.
"에이~ 너무 걱정 마요. 다들 너무 예민하다니까요. 금방 또 세상은 바뀔걸요~. 지켜만 보자구요!"
그러던 어느 날, ‘다 아는 나무’가 숲 전체를 울리는 소리로 말했어요.
“숲의 효율이 떨어졌습니다. 이제부터 동물들의 활동을 자동화하겠습니다.”
나무 가지 끝에서 금속처럼 번쩍이는 줄기가 쭉쭉 뻗어나갔어요.
"파앗! 파직! 지지직!"
그 줄기 끝에 달린 기계팔이 움직였어요.
둥지를 대신 만들고, 먹이를 자동으로 포장해 배달하고,
길에는 불빛이 반짝이는 로봇 다람쥐들이 줄을 지어 걸어 다녔죠.
"찰칵! 칙칙! 삐비빅!"
숲은 점점 기계 소리만 가득했어요.
이제 동물들은 정말로 아무것도 안 해도 되었죠.
조용하던 숲에서, 작은 들쥐 한 마리가 소곤소곤 말했어요.
"다 아는 나무가 배운 건 원래 우리가 살던 방식이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니, 나무도 점점 엉뚱하게 흉내만 내고 있어요."
그 말에 동물들은 멈칫했어요
부엉이 박사가 고개를 숙였어요.
“나는 경고만 하고, 함께 살 방법은 생각하지 않았군.”
너구리가 부끄럽게 중얼거렸어요.
“난 그냥 피하고만 있었어.”
곰이 하품을 하면서 일어섰어요
“자고 일어나도 재미가 없어. 우리 모두 사는 재미를 찾아야 돼.”
그날 이후, 동물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도토리를 직접 모으고, 땅을 파서 씨를 심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어요.
다 아는 나무는 여전히 있었지만,
이제는 함께 상의해서 조심스럽게 썼어요.
그리고 동물 모두가 '다 아는 나무'와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논의하기도 했어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숲에는 점점 풀 향기, 발자국 소리, 물 흐르는 웃음소리가 돌아왔어요.
《다 아는 나무와 숲》은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의 급격한 확산,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동물)의 역할, 존엄성, 관계의 의미를 되돌아보고자 기획했습니다.
여기서 이야기 속 ‘다 아는 나무’는
우리 일상을 점점 대신하고 있는 AI를 상징합니다.
동물들이 점점 생각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고, 서로 대화조차 하지 않게 되는 모습은
기술에 의존해 편리함을 얻은 대신, 잃어버릴 수 있는 인류애와 인간의 존엄성 같은 것들을 간접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이 동화는 기술 자체를 비판하지 않습니다.
대신, 기술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로운 방법’을 찾자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나만이 아닌 우리를 위해 서로 협력하는 공존을 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