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동화, 별빛 동화 두 번째 이야기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커피콩들이 모여 사는 어느 마을.
알알이 익은 갈색 열매들 속에서 커피콩들은 “누군가의 하루를 깨우기 위해 태어났어요”라는 신념으로 살아가요,
매일 ‘커피 볶는 향’을 맡으며 “이게 우리 운명이야.”
“우린 죽는 게 아니란다. 익어가는 거지.”
커피콩들은 갈색에서 진한 초콜릿빛으로 변해가며 무언가로 '다시 태어나는 느낌’을 서로 이야기하죠.
“나는 누군가의 하루를 깨우는 향기로 다시 피어날 거야.”
특히 크고 빛나는 커피콩들은 클래스 그룹에 뽑힌다고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어요.
클래스 그룹은 최고의 향을 내는 커피콩들만 들어갈 수 있는 꿈의 장소지요.
반면 작고 조금 구불구불한 콩들은 천덕꾸러기 취급받죠.
“나도… 그런 향기를 낼 수 있을까?”
커피콩들은 매일매일 기대하면서 불안해해요
드디어 그날이 왔어요. 커피콩 선별의 날!
콩들은 선별대 위에 차례차례 올라갔어요.
긴장된 숨소리만 가득했죠.
“1등급, 2등급… 얘는 못쓰겠군. 버리자.”
로스터 선생의 목소리가 냉정하게 울렸어요.
“제발, 제발…”
조그만 콩 하나가 눈을 감았어요.
툭. 구불구불한 콩은 결국 쓰레기통에 떨어졌어요.
“다음!”
크고 고운 콩들만 통과했고, 작은 콩들은 땅콩껍질과 먼지 속에 파묻혔죠.
클래스에 담긴 커피콩들은 환한 얼굴로 자리를 떠났고,
버려진 콩들은 웅크린 채 중얼거렸어요.
“우리… 진짜 못난 걸까?”
“누군가 우리를 다시 봐줬으면…”
쓰레기통 속에 웅크린 콩 하나가 중얼거리는 콩들 사이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이대로 사라지고 싶진 않아… 우리, 뭔가 해보자.”
작고 구불구불한 콩들이 서로를 바라봤어요.
“어떻게?”
“일단… 버려지지 말자. 굴러 나가 보자!”
콩 하나가 쓰레기통 가장자리까지 데굴데굴 굴러갔고,
그 모습을 본 나머지도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였어요.
그 작은 움직임이… 누군가의 눈길을 끌었죠.
발자국 소리가 들렸어요.
꾸깃꾸깃한 모자를 쓴 사람이 다가왔죠. 커다란 가방엔 물감 자국이 묻어 있었어요.
그는 쓰레기통 가장자리에 있는 콩들을 보더니 말했어요.
“버려졌다고 끝난 건 아니야.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모으는 사람이야.”
콩들은 웅크린 채 서로를 바라봤어요.
처음 듣는 말이었지만, 이상하게 가슴이 설레었어요.
“나는 작가야. 너희처럼 잊힌 것들, 외면받은 것들을 모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작가는 조심스럽게 콩들을 하나하나 손바닥에 올렸어요.
“넌 구불구불해서 멋져. 넌 작아서 귀여워.
그리고 너, 너는 색이 아주 독특하구나.”
콩들은 처음으로, 스스로를 예쁘다고 느꼈어요.
작가는 콩들을 조심히 들고 캔버스 앞에 섰어요.
물감을 섞고, 붓을 들어, 콩 하나하나에 생명을 입혔죠.
“넌 별. 넌 파도. 넌 구름.”
그림이 완성되었고 콩들은 더 이상 '버려진 것'이 아닌 새로운 그림으로 탄생했어요.
전시회 날, 사람들이 하나둘 그림 앞에 멈춰 섰어요.
그림 속에는 파도, 별, 바람, 구름… 그리고 작은 커피콩들이 환하게 웃고 있었어요.
은은한 커피 향이 전시장을 감쌌고,
누군가 그림 앞에 다가와 깊이 숨을 들이마셨어요.
“이 향기… 어디서 많이 맡은 건데.”
그건 바로, 크고 빛나는 콩으로 분리된 클래스 커피콩이었어요.
이젠 고운 원두가 되어, 누군가의 잔 속에서 향기를 퍼뜨리고 있었죠.
클래스 커피콩은 조용히 중얼거렸어요.
“그때 너희가… 여기에 있었구나.”
그림을 보며 미소 짓는 사람들 사이에서,
작고 구불구불해 버려진 콩들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향기로 피어났어요.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어.
단지 아직 어떤 이야기가 숨겨졌는지 알지 못할 뿐이야.”
버려졌다고 끝난 걸까요?
익지 않았다고 가치가 없는 걸까요?
이 동화는 '선별'이라는 이름 아래 외면당한 존재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피어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버려졌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의 기준에 맞지 않아도, 각자의 방식으로 향기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커피콩들의 여정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깨달았으면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숨은 가치를 발견하며,
자신만의 향기를 찾아가는 모든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선물합니다.